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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최악의 폭우 와중에 아베 총리는 술자리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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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간사이 지방 피난 지시 권고 내려질 때 간담회

일부 의원, 술 마시며 웃는 사진 트위터에 올려

최소 123명 사망…“헤이세이 최악의 폭우 피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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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기록적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을 때 아베 신조 총리가 여당 의원들과 술자리를 벌여서 비난을 받고 있다.

9일 <교도 통신>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폭우 피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5일 밤 도쿄 중의원 의원들의 숙소인 ‘중의원 숙사’에서 주요 각료와 젊은 의원들과 술자리를 벌였다. 이 행사는 중의원 숙소가 있는 곳인 아카사카 지명을 따서 ‘아카사카 자민정’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며, 술자리를 겸한 교류회다. 공개적인 행사이지만 서일본에서 폭우 피해가 이어지고 있을 때 만면에 웃음을 띠고 술잔을 기울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행사가 열렸던 날인 5일 오후 2시 일본 기상청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서 “매우 격렬한 비가 여러 시간 내릴 듯하다. 기록적인 큰비가 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저녁 8시에는 오사카와 교토 등 간사이지방 8만8000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지고 43만5000명은 피난권고를 받았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부장관 등 의원들이 트위터에 술자리 사진도 올렸다. 니시무라 관방부장관은 사진과 함께 “많은 의원들이 아베 총리가 가지고 온 술을 마실 것인가 아니면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이 들고 온 술을 마실까 망설이다가, 결국 두 개 모두 마셨다”는 상황 설명까지 곁들였다. 니시무라 관방부장관 지역구는 피해 지역 중 1곳인 효고현이다. 니시무라 관방부장관은 술자리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지 1시간 45분 뒤 효고현에도 피난권고가 내려졌다는 기사도 올렸다.

비난이 일자 술자리에 참석한 다케시타 와타루 자민당 총무회장은 9일 “어떤 비난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다케시타 총무회장은 “이 정도 재해가 될지는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9일 밤 이번 폭우로 최소 123명이 숨지고 61명이 행방불명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폭우 피해는 1982년 나가사키현을 중심으로 300명 이상이 희생된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 사태로 번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1989년 즉위한 아키히토 일왕의 연호인 ‘헤이세이’를 인용해서, 헤이세이 시대 최악의 폭우 피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한편, 5일 술자리에 가미가와 요코 법무상도 참석한 것은 다른 의미에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술자리 다음날 옴진리교 교주인 아사하라 쇼코의 사형이 집행됐기 때문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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