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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지중해 떠돌던 난민 233명, 유럽 6개국 분산 수용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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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6개국이 독일 구호단체의 난민구조선 ‘라이프라인’에 탔던 난민 233명을 분산 수용하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극심한 분쟁 끝에 유럽 국가들이 이들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나, 최근 반난민 정서가 강해진 이 국가들은 수용 인원을 놓고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탈리아 등 각국 지도자들은 난민 수용 방침을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들 국가의 책임 공방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프라인’ 이탈리아와 몰타 사이 지중해에서 오도 가도 못하다가 현재 몰타 정부가 입항을 허가해 몰타에 정박 중이다.

몰타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난민 문제가 많은 회원국의 책임 공유를 통해 인도적 위기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 싶다”며 “난민을 우선 받아들이고, 유럽 각국은 이들을 분산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유럽 언론들은 인구 43만여 명의 소국 몰타 정부가 처음으로 국제법에 따라 구호단체와 난민들을 처리하게 됐다고 전했다.

독일 구호단체인 ‘미션 라이프라인’에 소속된 라이프라인의 ‘표류’는 지난 21일 리비아 해역에서 고무보트를 이용해 200여명의 난민을 구출한 데서 시작됐다.

네덜란드 선적인 라이프라인은 난민 구출 후 곧장 이탈리아로 향해 지난해 22일 입항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다음 날 라이프라인은 몰타 측에 입항 신청을 냈지만, 몰타 정부는 식료품과 생필품을 제공할 뿐 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입항할 항구를 찾지 못한 라이프라인 측은 25일 트위터를 통해 “200명 이상의 난민이 수일 동안 기상 악화와 싸우고 있지만 유럽은 이들을 받아들이길 원하지 않는다”며 착잡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는 선적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까지 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리비아 해역에서 해안경비대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난민을 구출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니 라이프라인은 선적지인 네덜란드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반면 네덜란드 측은 자국이 라이프라인의 선적지가 아니라고 밝혔다가, 라이프라인이 트위터를 통해 선적 증명서를 내놓자 꼬리를 내리기도 했다.

앞서 국제 구호단체의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의 입항을 두고도 이탈리아와 몰타는 책임을 떠넘기다가 결국 스페인이 받아들인 적이 있다.

[남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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