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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 8월20~26일 금강산에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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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남북 각 100명씩…8월4일 최종 명단 교환

상봉 앞서 면회소 보수 공사 위해

27일부터 남쪽 점검단 금강산 파견키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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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은 ‘8·15 계기 이산가족·친척 상봉 진행’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8월20~26일 금강산면회소에서 이산가족 대면 상봉 행사를 치르기로 합의·발표했다.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은 20차 행사(2015년 10월20~26일, 금강산)를 마지막으로 3년 가까이 이뤄지지 못했다.

남과 북은 상봉 규모(남·북 각 100명씩)와 방식(대면 상봉) 등은 지금까지의 관례를 준용하기로 했다. 다만 금강산면회소가 2015년 10월 20차 상봉 행사 이후 3년 가까이 쓰지 않고 방치된 사정을 고려해, 필요한 시설 보수 공사를 하기로 하고 남쪽이 27일부터 시설 점검단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남과 북은 상봉 대상의 생사확인의뢰서(7월3일까지)와 회보서(7월25일까지), 최종 명단(8월4일) 교환 일정을 확정·발표하고, “기타 제기되는 문제들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과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을 수석대표(단장)로 한 남북 적십자회담 대표단은 22일 저녁 금강산호텔에서 종결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남북적십자회담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아울러 남과 북은 “앞으로 합의되는 시기에 적십자회담과 실무접촉을 갖고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들을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선 ‘8·15 계기 이산 상봉 진행’ 합의에 집중해 북쪽에 억류된 한국인 6명(선교사 3, 탈북민 3)의 석방, ‘중국 닝보 류경식당 탈북 종업원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뒤로 미뤄둔 사정을 고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실제 남쪽 수석대표인 박경서 한적 회장은 회담이 끝난 뒤 현지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에선) 두 정상이 합의한 8·15 전후 이산가족 상봉 문제만 중점 논의했다”고 밝혔다. 박경서 회장은 ’억류자’ 문제를 북쪽에 제기했다면서도 구체적 언급을 피했고, ’류경식당 종업원’ 문제를 북쪽이 언급했는지는 취재진에 밝히지 않았다.

박경서 한적 회장은 종결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제가 8·15 상봉 외에 여러 인도주의 문제를 많이 제기했는데 계속 협의하기로 결의해주신 데 감사하다”며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생사 확인, 고향 방문, 성묘, 정례적 만남, 화상상봉 등의 문제를 계속 협의해나가자”고 말했다. 북쪽 단장인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은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시작된다고, 오늘의 귀중하고 소중한 합의를 하나하나 이행하는 과정이 곧 판문점 선언을 이행해나가는 것”이라며 “북과 남의 적십자단체들이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며 새 역사를 써나가자”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남쪽은 상봉 규모를 기존의 ‘남북 각 100명씩’보다 늘리는 방안을 제기했으나, 북쪽에서 시일의 촉박성과 (주민 거주 현황 등이 전산화돼 있지 않은) 행정적 어려움 등을 들어 곤란하다고 밝혀 일단 기존 방식대로 진행하기로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산가족 대면 상봉은 1985년 9월 추석 계기 고향방문단 교환이 처음이었고,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뒤 지금껏 20차례 진행됐다.(김대중 정부 5회, 노무현 정부 11회, 이명박 정부 2회, 박근혜 정부 2회)

앞서 남과 북의 수석대표(단장)는 회담·상봉 지역인 ‘금강산’의 상징성을 상기하는 말로 회담에 임하는 태도를 밝혔다. 북쪽 단장인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은 오전 전체회의 머리 발언을 통해 “금강산은 우리 민족의 아픈 상처와 마음속 고충을 가다듬어주고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기회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귀중한 장소”라고 강조했다. 남쪽 수석대표인 박경서 한적 회장도 “금강산 정기를 받고 금강산 자연의 모든 철학을 따서 민족의 한을 적십자회담이 풀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4차 이산가족 상봉(2002년 4월28일~5월3일) 이후 지금까지 17차례의 대면 상봉이 모두 금강산 지역에서 이뤄졌다. 서울~평양 교환 방문 방식의 대면 상봉은 모두 2002년 이전으로, 4차례뿐이다.

남쪽은 이례적으로 한적 회장이 직접 회담 수석대표로 나서며 이산가족 문제 해법 찾기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2002년 9월 서영훈 당시 한적 총재가 적십자회담 수석대표로 참석했을 때를 빼고는 한적 수장이 회담 대표로 나선 사례가 없다. 북쪽은 석달 새 6차례나 정상회담을 치른 김정은 위원장을 실무적으로 보좌하느라 바쁜 탓인지 회담 당일인 22일 새벽 2시에야 회담 대표단 명단을 확정해 남쪽에 통보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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