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 체제 내부 결집 위해 긴장 조성”
2020년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사례 당시와 유사
전문가 “한국 위기 관리 필요…대북메시지 신중해야”
“무인기는 아마추어 단체 소행 추정” 의견도
북한 외무성은 11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중대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은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은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취약한 체제 내부를 결집하고 주민 통제를 위해 외부의 위기와 긴장을 조성하고 과장하며 활용해 왔다”며 “갑작스럽고 유난스러운 이번 무인기 소동도 유사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발표했다.
이어 구 대변인은 “북한은 본인들이 필요하면 수시로 이렇게 남북관계에서 위기를 조성해 왔다”면서 지난 2020년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례와 2016년 목함지뢰 도발 사례를 예로 들었다.
북한은 2020년 6월 4일에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 담화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제지하지 않으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를 하겠다고 밝힌 뒤 약 열흘만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실제 무단으로 폭파했다.
이에 이번에도 무인기가 침투할 경우 무력 도발이 나올 것으로 보여진다. 앞서 북한은 지난 13일 국경선 부근 포병연합부대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주문했다고 국방성 대변인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선 포병부대는 소위 ‘서울 불바다’를 만들겠다는 부대로 기존보다 훨씬 강도 높은 도발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문제는 북한 최고존엄의 문제가 달린만큼 한국이 위기 관리를 하지 않으면 2020년과 비슷한 긴장 조성 행위가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소 교수는 “북한 국방성의 발표문은 추가적인 한국발 무인기 침범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며 무인기에 대해 즉각 타격한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이 내부 불만 해소용으로 전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는만큼 정부가 대북 메시지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무인기를 보낸 주체에 대해서는 정부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서툰 삐라(전단지)의 문구와 무인기 형태로 볼때 기존 탈북단체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전단 내용을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애용하는 명품 시계와 그의 딸 주애가 착장한 명품 사진을 첨부하고 한국 표현을 썼는데 기존 전문단체가 만든 스타일이 아니다”라면서 “전단 살포도 제대로 못 뿌려서 묶음을 떨어뜨렸는데, 경험이 없는 아마추어 단체의 소행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