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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한러, FTA 협상개시 합의…文 "2020년 교역 300억弗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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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러시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1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러 우호의 밤` 행사에 입장하며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왼쪽)의 안내를 받고 있다. [모스크바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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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한국과 러시아 기업인들을 만나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한·러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 개시를 위한 국내 절차를 추진하는 데 합의한다"며 "양국의 FTA 추진과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상품 분야까지 확대돼 상호 호혜적이고 포괄적인 FTA가 조속한 시일 내에 체결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국빈 방문 이틀째인 이날 모스크바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유라시아 시대의 공동 번영을 위해 우선 양국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달러, 인적 교류 100만명 목표를 함께 달성해내자"고 제안하면서 "한·러 FTA는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5개국으로 구성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의 FTA 추진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우선 한·러 서비스·투자 분야 FTA 협상부터 착수한다는 뜻이다. 한·러 양국의 교역 규모는 1990년 9월 외교관계 수립 이후 2014년 258억달러까지 확대됐다가 2015년(160억달러)과 2016년(134억달러)을 거치면서 주춤했는데, 지난해 189억달러를 기록하며 회복되는 추세다. 러시아는 인구 1억4000만명의 거대 소비시장이다. 또 천연가스와 원유 등 풍부한 자원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은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며 "자동차, 전자 같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소비재, 인공지능 등으로 분야가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작년에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러 한국 투자기업 지원센터'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문을 열었다"며 "한국 기업의 러시아 진출과 투자가 확대되길 기대한다. 한국 정부는 여러분의 경제협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러 협력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예를 들어 △러시아 기초과학기술과 한국 정보통신 분야 기술력 접목 등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첨단 혁신산업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즈베즈다 조선소 현대화와 한·러 합작회사 설립 등 조선산업 △스콜코보 국제의료특구에 한국형 종합병원 설립 등 보건의료 등을 손꼽았다.

이날 포럼에는 양국 정·관계 인사와 기업 최고경영자 등 280여 명이 참석했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송용덕 롯데그룹 부회장, 허세홍 GS글로벌 사장, 이민석 한화 사장,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국내 경제인이 대거 참석했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 정승일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공공기관 최고경영자도 참석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레오니드 미켈슨 노바텍 회장, 파벨 리빈스키 로세티 회장, 올레크 벨로제로프 러시아철도공사 사장을 비롯해 가스프롬, 로스네프트 등 국영 에너지기업과 한국과 교역·투자를 희망하는 민간기업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특히 남·북·러 간 삼각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북한의 참여를 위해 미리 준비하자고 말씀 드렸다"며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하고, 경제인들이 나서주시면 한국 정부가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연구와 사업타당성 점검에 착수하고, 즉시 추진이 가능한 분야는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발굴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손을 내밀었다. 한반도 평화 기조와 맞물려 남·북·러 경제협력에 민간 기업 참여를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한·러 경제협력에도 새로운 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여러분이 만나고 있는 양국 경제인이 앞으로 러시아와 한국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갈 주역"이라고 손꼽으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서로 우정과 신뢰를 쌓고 경제협력 기회도 많이 찾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계만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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