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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단독] 알리에 '보이스피싱' 장비…슬그머니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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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인터넷 쇼핑몰인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주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쓰이는 장비가 유통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문제의 상품들은 홈페이지에서 사라졌습니다.

안희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알리 검색창에 특정 장비명을 입력하자 중국산 상품 10여 개가 뜹니다.

'4G LTE 모듈' 같은 설명이 담겼는데 보이스피싱 범죄에 흔히 쓰이는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 '심박스'입니다.

070 등 해외에서 걸려오는 전화번호를 '010'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기계로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확률을 높여 악용 소지가 큽니다.

[황석진/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번호를 그때그때 걸 때마다 계속 바꿔주는 것이죠. (그러면) 추적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지니까, 해외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에 있는 이 라우터 장비를 통해서….]

현행법상 발신번호 조작은 불법이지만 심박스를 해외직구로 구입하는 것은 법 위반이 아닙니다.

과기정통부는 심박스를 불법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유관기관과 협조해 추적 차단하고 있지만 해외직구로 반입한 심박스가 얼마나 유통되는지 현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관 관계자는 악용 가능성이 의심돼도 개인 소비 목적일 경우 통관보류 근거가 없어 수입을 허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이스 피싱에 사용돼다 경찰에 적발된 심박스는 지난 2021년 500여 대에 불과했는데 2022년 1만 4천여 대, 지난해 1만 6천여 대로 급증했고, 올해도 이미 6천 대를 넘겼습니다.

[박정훈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 사후 처벌뿐 아니라 불법 소지가 다분한 제품의 해외직구 모니터를 정부가 강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국내 반입 문턱을 까다롭게 하는 법적 근거도 빨리 마련해야겠습니다.]

알리 측은 SBS 취재가 시작되자 판매를 중단하고 자체 시스템을 통해 문제 상품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고, 과기정통부는 심박스의 해외직구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양현철, 영상편집 : 박정삼)

안희재 기자 an.heej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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