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명태균씨. 명태균씨 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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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움직여 오세훈 서울시장이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오세훈-안철수 단일화’의 큰 판을 짰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급하니까 이 소리 저 소리 지어내고 있다”며 이를 전면 부인했다. 명씨를 둘러싼 의혹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과 2022년 대선, 김영선 전 의원 공천 등에서의 역할, 여론 조작 등에 이어 더욱 부풀어가는 모양새다.
명씨는 13일 페이스북에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와 관련해 자신이 김종인 당시 위원장에게 ‘조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내 경선 다음날인 3월5일 김종인 위원장을 만났다”며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야 한다.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를 꼭 이겨달라’는 미션을 줬다. 나는 거기에 맞춰 판을 짰다”고 적었다.
명씨는 김 위원장에게 △오세훈 후보가 10년 만의 정치권 등판이어서 감정 조절이 안 되니 3월7일까지 두 사람을 접촉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과 친분은 없지만 안정감과 냉철함을 갖춘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단일화 협상팀에 넣고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으로 유선전화 20%, 무선전화 80%를 제시하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유선전화 20%(는) 시간을 끌기 위한 미끼 전술”이었다며 “후보 등록일 이후 단일화를 하면 오 시장이 안 대표를 이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부연했다. 당시 오 시장이 인물 경쟁력에서 밀렸는 데, 각각 후보로 등록한 뒤 여론조사를 하면 ‘제1야당 후보’와 ‘소수정당 후보’의 경쟁이 돼 오 시장한테 유리했다는 취지다.
실제 두 사람은 여론조사 유선전화 반영 비율 등으로 줄다리기를 하다 3월19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각각 후보로 등록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무선전화 안심번호 100%’ 여론조사에 합의했고, 그로부터 사흘 뒤인 3월23일 오 시장이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김 전 위원장은 한겨레에 “(3월5일 사무실로) 김영선 전 의원이 데리고 와 명씨를 처음 만났다. 10분 정도 만났는데 그 시간에, 처음 만난 사람한테 무슨 미션을 주느냐”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성일종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전화해 ‘단일화 실무 협상단에 들어가 잘 마무리하고 주도해라’라고만 했을 뿐, 명씨의 ‘명’ 자도 얘기한 적 없다”며 “나도 명씨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명씨의 주장은 당시 상황을 사후적으로 재구성해 자신의 역할을 부풀린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명씨가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한 김종인 전 위원장은 명씨와의 관계에 선을 긋고 있고, 명씨는 “정치적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반박하는 상황이어서 진실 게임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 브로커 허풍 하나가 나라를 뒤흔드는 모습은 눈 뜨고 볼 수가 없어 단호히 처단할 것을 검찰에 요구한다”며 거듭 수사를 촉구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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