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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물가, 움직이면 쏜다" 베네수엘라 시장에 軍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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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가 치솟는 물가를 관리하기 위해 시장에 현직 군인을 배치해 물가를 단속하는 초강수를 내놨다. 22일 BBC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경제전쟁'을 선언하고 시장 약 100곳에 국가수비대를 배치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상인 등 판매자들이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가격을 통제하는 품목의 값을 올려 팔고 있다며 조치를 취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전국 각지로 퍼져 음식과 식료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순찰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거대한 성공을 이뤘다"며 "많은 도매업자와 도둑, 자본가들과 마피아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원유 보유국이지만 대외 부채를 갚지 못해 국가 부도위기에 처했다. 식품과 생필품이 턱없이 부족해 국민이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특히 의약품이 부족하지만 수입 여력이 없어 보건 의료체계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유엔난민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 상승과 그에 따른 생활고를 버티지 못해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국민이 매일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BBC 등 외신은 베네수엘라 시장에서는 몇 시간 단위로 제품 가격이 바뀐다고 보도했다. 지난 한 달간 베네수엘라 물가는 무려 110%나 올랐다. 초인플레이션 기준이 월간 물가 상승률 50%인 것을 놓고 볼 때 베네수엘라 물가는 완전히 정부 통제를 벗어난 수준이다. 베네수엘라 국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말까지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만4600%에 달한다. 물가가 통제되지 않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식적인 물가 상승률 발표를 중단했다.

이 와중에 마두로 대통령은 올해 들어 네 번째 최저 임금을 인상하고 식료품 배급량 규모를 220만볼리바르로 늘렸다. 이로써 베네수엘라 최저임금은 100만볼리바르에서 300만볼리바르로 3배 급증했다. 하지만 인상된 최저임금은 암시장에서 통용되는 달러 환율로 1.07달러(약 1109원)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 조치가 부메랑이 돼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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