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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강진 여고생 실종 7일째…골든타임 넘어 사건 장기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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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 여고생 실종 7일째…대대적 수색 벌이지만 수사 답보 상태
전문가 “사건 장기화 우려…실종자 부모 절대로 희망 버리지마시길”

아시아경제

강진 여고생 실종 수색 현장.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지난 16일 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 A(16)양 실종사건이 22일 기준 사건 발생 7일째로 접어들었다. 경찰은 실종 사건의 마지막 ‘골든타임’인 이날 대대적인 수색을 벌인다. 경찰 9개 중대와 소방대원 등 853명과 헬기, 드론, 탐지견, 잠수부 등을 동원한다.

하지만 유력한 용의자가 사망하면서 관련 진술이나 정황을 파악할 수 없어 사건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A양 사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 수색 범위를 넓힐 것을 촉구했다.

실종된 A양처럼 18세 미만 청소년의 실종수사 골든타임은 일주일이다. 이에 앞서 사흘 안에 찾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이는 실종 청소년이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사흘이 지나면 대부분 휴대전화가 꺼지면서 행선을 파악할 수 없어 각종 범죄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종된 A 양의 경우 실종 당일인 16일 오후 2시께 친구인 C양에게 SNS 메시지를 통해 “해남가고 있다”고 말한 뒤 4시24분께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다. 사실상 골든타임 자체가 없었던 셈이다.

경찰 수사를 종합할 때 숨진 채 발견된 용의자 B 씨 행적은 실종된 A양과의 개연성이 높은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B 씨 차량은 A 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기던 시각과 장소 인근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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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여고생 실종사건 시간대별 상황.사진=연합뉴스


이날 B 씨는 A양 휴대전화가 끊긴 시각으로부터 30여분이 지난 오후 4시54분께 도암면 한 야산에서 나와 오후 5시35분께 군동면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 도착한 뒤 이날 오후 11시8분께 집으로 B 씨 어머니가 찾아오자 뒷문을 통해 빠져나간 뒤 오전에 숨진채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청주 여고생 실종 사건과 유사한 부분을 들어 조심스럽게 이 사건이 장기화 또는 미제로 남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보내고 있다.

청주 여고생 사건이란 지난 2014년 1월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생 D(사건당시 18세)양이 오후 12시10분께 친구를 만난다며 집을 나선 후 행방불명된 사건을 말한다. 당시 가족들은 다음날 오후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꾸려 D양을 수색했고 실종 당일 친구를 만나러 간 것이 아니라 청주에 있는 한 고시텔에서 머물던 E(50)씨를 만나기로 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즉각 E씨를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하지만 E씨는 사건발생 다음 달인 2월12일 오전 6시10분께 인천의 한 공사장에서 목을 매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도 수사전담팀 인력을 늘리고, 헬기까지 동원해 D양의 행적을 수색했지만 별다른 정황을 발견하지 못하고 사건발생 4년이 지난 지금도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는 이 사건이 장기화 조짐이 있다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27년간 전국의 미아·실종자를 찾고 있는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나주봉 회장은 이날 오전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유력한 용의자 사망 등 현재 수사 상황을 볼 때 실종자 단서는 적은 상황이라 사건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경찰의 수색 범위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히고, 좁게는 마을 내부 폐가 인근 공장 등을 중심으로 수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실종된 A 양 부모에게는 “사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마을 인근 어딘가에 감금된 상태일 수도 있다”면서 “절대로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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