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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변하고 있는 세상, 우리 워킹맘들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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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지우가 어린이집 앞에서 안 갈려고 울어서 겨우 떼 놓느라 늦었습니다. 지금 출발해서 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예약이 많던데 늦어서 죄송합니다” 전화기에 들려오는 후배의 목소리에서 울먹임을 본다.

매일경제

사진 출처: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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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워킹맘이다. 전화기의 상황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워킹맘이 경험한 일상이다.

아침식사 준비 후 눈 뜨지 않는 첫아이를 출근 준비하는 남편에게 부탁하여 억지로 식탁에 앉혀 아침을 먹인다. 갓난아이는 다른 사람들이 식사하는 시간에 젖을 먹인 후 베이비시터가 오면 아이를 부탁한다. 워킹맘은 서서 밥을 얼른 먹고 출근 준비 후 빛의 속도로 나온다. 큰아이를 데려다주러 어린이집에 왔지만 어제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인지 어린이집 앞에서 실랑이를 벌린다.

‘우는 아이 떼어 놓고 다녀야 하나?’

출근을 위해 운전대를 잡았지만 머릿속은 온통 복잡하기만 하다. 한숨이 나온다. 힘들다는 생각들.. 전업주부들처럼 옆에서 세심하게 보살펴 주지도 못하고 아이에게 온전히 사랑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이렇게 돈을 벌지만 육아도우미에게 돈을 주고 나면 남는 것도 없는 듯하다. 그리고 손익계산을 따진다.

‘이대로 직장을 계속 다녀야 하나?’

울리는 휴대폰에 어린이집 선생님 이름이 올라오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무슨 일일까?’

‘빈이가 열이 납니다 어머니 어떡하지요?’라는 선생님의 말은 내 가슴을 더 뛰게 만든다. 선생님은 언제나 아빠가 아닌 엄마인 우리에게 전화를 건다.

최근 TV나 인터넷 ‘슈퍼맨이 돌아왔다’‘아빠놀이 학교’ 등 아빠 육아에 관한 글이 대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점에도 아빠 육아 관련 서적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예전보다 인식이 많이 바뀐 듯하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현실은 아빠 육아휴직은 낯설기만 하고, 남편이 가사일과 양육에 동참하는 시간은 주로 퇴근 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할 때뿐이다. 우리 사회가 변한다고 하지만 전통적 이데올로기로 인해 아직 현실에서 눈에 띄는 급격한 변화는 덜 한 듯하다.

2015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일-가정 양립 지표’에 맞벌이 가정일 경우 남성은 하루 40분, 여성은 하루 194분으로 가사노동 시간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아직 4-5배 높은 것을 나타났고, 남성 가사노동 시간은 조사 대상 29개국 OECD 회원 국가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이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워킹맘이라 할지라도 가사와 돌봄의 영역에 있어서 아직 전통적 성 역할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16년 여성의 고용률이 20대 후반이 69.5%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이어서 40대 후반(68.6%), 50대 전판(65.9%) 순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으며 결혼·임신·출산·육아 등의 경력 단절이 발생하는 30대 후반을 기점으로 M자형의 모양을 보인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출산과 육아에서 자녀 양육 부담과 가사노동의 역할 부담이 얼마나 큰지를 볼 수 있는 발표라 할 수 있다.

매일경제

자료 출처: 2017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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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의 문제는 나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이며 사회적 문제이다. 나는 사회적 이슈가 된 워킹맘의 현실을 두고 정부의 정책을 은근히 기대했었다. 하지만 현실성 없고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 정부의 정책에 실망을 했었다. 지금 현재 국회에 잠자고 있지만 ‘가사근로자 고용 개선 등에 관한 법률’이 작년 12월 국무회의에 의결되었을 때 적지 않게 놀랐다.

가사근로자의 인권은 중요하다. 그런데 워킹맘의 인권은 어떻게 되는지 묻고 싶었다. 가사 육아도우미 4대 보험 가입, 연차 유급휴가 노조 결성과 파업을 할 수 있게 되면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니께 맡기지 못하고 육아 도우미를 써야 하는 우리는?이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많은 언론과 논문에서는 아직도 워킹맘의 어두운 현실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었기에 대책을 세우고 개선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와 사회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가와 지자체의 ‘워킹맘 가사지원 서비스’ ‘공동육아 돌봄 센터’ 등 많이 확대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혜택들을 잘 알아보고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의 고통이 덜해질 것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조금만 참자! 워킹맘!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우리의 미래는 밝다.

힘내자 워킹맘!!

“회사 그만둘래?”

“아니~”

[추현혜 영남대학교병원 / 임상병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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