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2001년 15년 동안 지속
영국 '고스포트 패널'은 1987~2001년 영국 남부 고스포트 전쟁기념병원에서 456명이 '오피오이드(opioid)'를 투약받은 뒤 사망했다고 20일(현지 시각) 밝혔다. 오피오이드는 의사의 처방전만 있으면 구할 수 있는 마약성 진통제다. 모르핀이 대표적이다.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고스포트 병원의 의사들은 제대로 된 진단 없이 휴대용 약물 투입 펌프로 환자들의 몸에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투입했다. 당시 고스포트에서 근무했던 한 간호사는 일간 가디언에 "병원에서 일할 때 스스로 거동이 가능한 위암 환자가 있었는데 다음 날 출근하니 오피오이드를 투약받고 있었고 의식을 잃었다"고 했다.
그간 고스포트 의문사에 대한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당국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1991년 고스포트 병원 간호사가 내부 고발을 시도했지만 묵살당했다. 이후 사망자 가족들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일반의학위원회(GMC)가 2009년 처음 조사를 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이 병원 의사 한 명이 "진통제를 과도하게 처방했다"고 지적하기만 했다. 해당 의사는 의사 면허를 잃지 않았다.
유족들의 끈질긴 요구로 독립 패널의 진상 조사가 2014년에야 시작됐다. 패널단은 조사 보고서에서 "조사단의 권한 밖이지만 당시 병원 관계자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했다.
[허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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