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시설 공개는 美 관심 끌기용… 추가 도발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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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것과 관련해 “자신의 핵개발 이유가 같은 민족인 남한을 겨냥하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북한 정권의 과거 주장은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에 앞서 A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앞으로도 핵실험과 ICBM 발사 등 추가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윤 대통령은 건군(建軍)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만약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우리 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정은은 지난 2일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의 문전에서 군사력의 압도적 대응을 입에 올렸는데, 뭔가 온전치 못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지 않을 수 없게 한 가관”이라며 “공화국(북한)의 주권을 침해하는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든다면 가차없이 핵무기를 포함한 수중의 모든 공격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핵 보유국과의 군사적 충돌에서 생존을 바라 행운을 비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할 부질없는 일”이라며 “그런 상황이 온다면 서울과 대한민국의 영존은 불가능할 것”이라고도 위협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이런 핵 위협에 대해 “우리 정부는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및 전략사령부 창설 등을 통해 자체적인 대북 억지 능력과 태세를 획기적으로 강화했다”며 “워싱턴 선언을 기반으로 구축된 ‘한미 일체형 확장 억제’를 통해 북한의 핵 위협을 원천적으로 무력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 대선과 관련해 “한미동맹에 대해 미국 내에 확고한 초당적 지지가 형성돼 있다”며 “미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탄탄하게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미 연합 감시 정찰 자산을 통해 북한의 동태를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쓰레기 풍선 도발을 계속하는 데 대해서도 “국민 안전에 위해가 발생할 경우 북한은 감내하기 어려운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하는 윤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국제 규범을 위반하면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국제사회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가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태 지역을 만드는 데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아세안 정상회의에 대해 “자유·평화·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한 8·15 통일 독트린과 정부의 북한 인권 개선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견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일 독트린에 관해선 “한반도의 남북한 구성원 모두의 자유와 행복이 온전히 보장되는 통일을 추구한다”며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연대해 북한 인권을 증진하고 북한 사회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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