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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적게 먹는 습관이 수명연장에 도움…다가불포화지방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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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된 DHA나 EPA 등의 '다가불포화지방산'은 심혈관계를 비롯해 우리 몸에 좋은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까.

지금까지 동물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을 살펴보면 꼭 그렇다고 보기는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의외로 수명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포화지방산과 단일불포화지방산으로 그동안 다가불포화지방산과 비교했을 때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것들이었다.

이재성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교수와 이민철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연구원 공동 연구진은 동물성 플랑크톤을 대상으로 소식 실험을 한 결과 수명이 연장됐을 뿐 아니라 포화지방산과 단일불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동물성 플랑크톤을 포함하는 윤충류에게 먹이를 조금만 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평균수명은 먹이를 많이 준 그룹과 비교했을 때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해 연구진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민철 연구원은 "적게 먹으면 윤충류 몸 전체에 있는 지방산의 절대적인 값 역시 줄어든다"며 "하지만 포화지방산과 단일불포화지방산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다가불포화지방산 양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다가불포화지방산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명 연장에서는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이같은 연구는 윤충류 외에 다른 동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월 미국 스탠포드대 의대 연구진은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올리브 오일 등에 많이 함유된 단일불포화지방산이 꼬마선충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꼬마선충에서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DNA가 발현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신진대사가 줄면서 먹이를 적게 먹은 꼬마선충 수명은 일반 꼬마선충과 비교해서 30% 이상 늘어났다. 또 오래 생존한 꼬마선충은 위에 지방을 축적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단일불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단일불포화지방산은 백세 이상 사람들이 많이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며 "많은 동물들이 비슷한 지방대사 패턴을 보이는 만큼 이번 연구는 인간 등에게도 확장해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학술지 '노인학 저널'에 실린 캘리포니아대 연구진 논문도 건강에 좋다는 다가불포화지방산이 수명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포화지방산 비중이 높은 먹이를 먹인 쥐들이 다가불포화지방산을 많이 먹인 쥐보다 수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성 교수는 "일반적으로 체내에는 불포화지방산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비롯해 많은 논문들은 만성적 식이제한에 노출된 윤충류와 같은 동물은 포화지방산과 단일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가지고 있었으며 이러한 지방산을 합성하는 메커니즘이 활성화됐다"며 "추가연구가 필요하지만 다가불포화지방산은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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