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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美, 남중국해 中인공섬 겨냥 "작은 섬 없앤 경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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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본부장 매켄지 중장 브리핑

미국 합동참모본부의 현역 3성 장군이 남중국해 중국의 인공섬들을 겨냥해 "미국 군대는 서태평양의 작은 섬들을 제거한 많은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 지역에 대한 군사기지화를 계속 추진할 경우 무력으로 초토화할 수 있다는 초강력 경고로 해석됐다. 중국은 이 발언에 대해 "미국은 풍파를 일으키지 말라"며 반발했다. 발언의 주인공은 미 합동참모 본부장 케네스 매켄지 중장이다. 그는 31일(현지 시각) 미국 펜타곤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미국은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중 하나를 날려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미국의 군대는 서태평양의 작은 섬들을 없애버린(take down) 많은 경험이 있다는 정도만 말해주겠다"고 답변했다.

조선일보

해병대 3성 장군인 매켄지 본부장은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의 최고위 참모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및 던퍼드 의장과 함께 미군 수뇌부를 구성하는 인물이다. CNN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발언은 특히 매켄지의 말이라는 점에서 중량감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가 이날 사용한 'take down'은 사전적으로는 '(임시로) 설치된 무언가를 완전히 제거한다'는 뜻이다. 제임스 매티스 장관은 최근 "중국은 남중국해를 군사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그들은 과거에 없던 무기들을 들여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매켄지 장군의 발언은 '중국이 인공섬들에 설치한 군사시설과 설비와 무기를 파괴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그 '경험'이라는 게 2차 대전 때를 말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건 역사적 사실"이라며 "우리는 당시 고립된 많은 작은 섬을 제거했고, 그건 미군의 핵심 역량"이라고 말했다. 2차 대전 당시 이오지마, 오키나와, 타라와 섬 등에서 압도적인 화력으로 일본군을 초토화시킨 역사를 상키시킨 것이다. 그는 "이 발언이 중국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더 깊게 해석하지 말고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미국과 역내 동맹국의 이익을 확실하게 보호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국제법에 따라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런 극단적인 발언에 대해 평론하고 싶지 않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어 "미국은 풍파를 일으켜선 안 되며 지역 평화 및 안정의 파괴자가 돼서는 안 되고 지역 안정의 구축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내 200여개 암초·산호초 가운데 7곳에서 인공섬을 조성해왔다. 자연 상태에선 모두 썰물 때만 물 위로 드러나는 지형으로 국제법상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곳들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들을 매립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 중 최소 3곳에 군용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를 만들었다.

미국의 CNBC는 지난달 미국 정보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최근 스프래틀리 군도 3곳에 대함 미사일, 지대공 미사일 등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작년 12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펴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 7개 인공섬 중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는 신형 고주파 레이더가, 수비 환초엔 탄약 창고와 레이더 안테나 등이 설치된 것이 관측됐다. 또 미스치프 환초에는 지하 탄약 창고와 격납고, 미사일 대피소, 레이더 등이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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