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 영결식
화담숲 인근 소나무 아래 잠들어
가족과 친지, 지인들은 화장한 고인의 골분이 들어 있는 단지를 나무 아래 묻고, 흙을 한 줌씩 뿌리며 작별 인사를 했다. 한 참석자는 "수목장이 끝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구 회장은 평소 본인의 아호를 딴 화담(和談·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숲을 제대로 만들고 가는 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숙제'라고 할 만큼 나무와 숲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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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소박하게… ‐ 22일 오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구본무 LG그룹 회장 장례식에서 고인의 영정을 든 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장의 차량에 타고 있다. 장례식에는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 등 유족과 고인과 가까운 지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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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목장에는 고인의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 등 가족과, 57년간 동업했던 GS그룹의 허창수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등 평소 가깝게 지낸 몇몇 지인만 참석했다.
구 회장은 마지막 가는 길까지 소탈했다. 오전 8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서 열린 발인식은 약 20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고인과 가까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추모사, 유족의 헌화가 전부였다. 가족과 지인, 그리고 LG그룹 부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고인의 영정 사진을 들었다. 운구는 10년 동안 고인의 비서팀장을 지낸 이규홍 LG서브원 사장 등 임직원이 맡았다. 운구차는 서울 한남동 고인의 자택에 잠시 머문 뒤 서울추모공원 화장장으로 향했다.
구 회장의 유지에 따라 치른 간소한 장례 문화와 수목장은 앞으로 국내 장묘 문화 개선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인에 참석한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고인의 장례식과 장례 문화를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며 "가족끼리 조용히 보내드리고, 간소하게 자연으로 돌아가는 수목장으로 치른 건 참 뜻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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