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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김부겸 장관, KTX서 '甲질' 승객 '호통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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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부겸(60·사진) 행정안전부 장관이 KTX 객실에서 소란을 피우며 승무원에게 행패를 부리는 고객을 야단쳐 ‘제압’한 사실이 21일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금 유명인이랑 KTX 같은 칸 탄 썰(설·說)’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됐다. 글을 쓴 A씨는 부산발 서울행 KTX 특실에서 중년 남성들끼리 고성이 오간 상황을 상세하게 적었다.

A씨는 “어떤 아저씨가 막 소리 질러서 자다가 깼다”며 “알고 보니 좌석이 뭐가 잘못된 것 같다. 그래서 승무원이 자리를 만들어줬는데도 콜센터에 전화해서 ‘내가 지금 앉은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다 녹음하고 있다’면서 큰소리로 통화를 하면서 기차 안을 돌아다니면서 난리를 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사람들 다 깨고 그 아저씨가 여자승무원 졸졸 쫓아다니면서 괴롭히고 승무원이 자리 만들어주고 웃으면서 죄송하다고 했는데도 ‘웃어? 지금?’ 이러면서 ‘지금 이게 웃을 문제가 아니다’라고 소리 지르고 했다”고 전했다.

이때 중년 남성이 소란을 피운 아저씨를 향해 야단을 치기 시작했다고 A씨는 전했다. 이 중년 남성은 “당신 어디서 ‘갑질’하는 거냐. 왜 여승무원을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고 윽박지르고 하는 거냐. 보안관을 불러!”라고 승무원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자 아저씨는 “당신이 뭔데! 공무원이라도 돼? 뭐야 당신!”이라고 하자 중년 남성은 “그래! 나 공무원이다! 내가 당신 이러는 거 두 번째 봤어!”라고 질책했다고 A씨는 전했다. 두 사람의 언쟁을 이어졌고 아저씨는 다른 칸으로 옮겼다고 한다.

A씨는 중년 남성에 대해 “아저씨 용자(용감한 사람)네”라며 “뒤를 힐끔힐끔 보니까 또 진상 아저씨가 올까 봐 잠도 안 자고 문 쪽에서 소리 나면 고개 쭉 빼고 내다보고 계셨다. ‘문을 지키는 눈매가 독수리 같네’라고 속으로만 생각했다”고 했다.

KTX에서 내린 A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그 아저씨 진짜 멋있더라고 뒷얘기를 하는데 앞에 서 있는 아주머니가 ‘그분이 김부겸 장관이에요’라고 얘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이글은 전날부터 인터넷에서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됐다.

행안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1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공무원은 김 장관이 맞는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김 장관이 보도되는 것을 원치 않았고, 혹시나 소란을 피운 사람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했다”고 했다.

[최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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