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논란이 된 몰래카메라 사건에 대해 수사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몰카범죄, 데이트폭력 등은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 범죄"라며 "우리 수사당국의 수사 관행이 조금 느슨하고, 단속하더라도 처벌이 강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그런 문제가 일상화되다시피 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몰카범죄에 대한 수사당국의 대응을 지적한 것은 최근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몰카 사건 가해자인 20대 여성 모델이 구속되자 몰카 사건에 대한 경찰의 이중적 잣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많은 여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몰카 피해자가 여성일 때는 적극적이지 않던 경찰이 남성이 피해자인 사건에 대해선 적극적"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몰카범죄뿐 아니라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등 최근 빈번해지고 있는 범죄 유형에 대한 수사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그는 "옛날에는 살인, 강도, 밀수나 방화 같은 강력범죄가 있었다면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는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몰카범죄 등도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정폭력 등에 대해 "과거에는 있을 수 있는 범죄로 보거나 관념이 약했기 때문에 처벌의 강도가 낮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 등을 보면 가정폭력 신고하면 곧바로 접근금지하고 제대로 피해자를 보호한 뒤, 사실 확인되면 엄하게 처벌한다. 이런 식으로 성차별적 사회를 바꿔 나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 사건을 다루는 관점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15일 현안점검회의에서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 '항공대 단톡방 동영상 유출 사건' 등 몰카범죄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피해를 차단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몰카범죄가 발생한 뒤 동영상·사진 등 관련 게시물의 삭제가 지연되면서 피해자가 지속적인 고통을 당한다고 보고, 범죄 게시물을 신속히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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