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선진국들은 GMO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GMO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미국은 물론 호주·일본 등도 완전표시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유럽은 수입 농산물에 포함되는 GMO의 비의도적 혼입률을 0.9%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에도 GMO 표시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2월 ‘유전자변형식품의 표시 기준’을 개정해 GMO 표시 범위를 확대했다. 하지만 DNA나 단백질 구조가 완전히 파괴된 가공제품은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규정을 뒀다. 게다가 GMO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Non-GMO’나 ‘GMO-Free(GMO 없음)’ 표시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시민단체들이 식약처가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유명무실한 ‘짝퉁 GMO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한국의 GMO 수입량은 세계 최대 수준이다. 연간 수입량이 1000만t에 달하고, 200만t이 식용으로 쓰인다. 국민 1인당 연간 40㎏이 넘는 GMO를 먹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입 물량의 대부분이 콩·옥수수 등이고, 간장이나 식용유 등의 식재료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인의 밥상에 거의 매일 GMO가 오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MO의 인체 유해성 여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안전성 논란이 GMO 완전표시제 도입을 미루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알권리 보장을 위해서라도 GMO 완전표시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시민 의견이 72%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GMO 완전표시제는 원산지 표시제처럼 기본적인 식품 안전표시 제도다. 정부는 식품 안전에 대해서는 늑장 대응보다는 선제적 대응이 낫다는 것을 명심하고 GMO 완전표시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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