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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인삼·녹차…새로운 K뷰티에 美젊은층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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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복판 이니스프리 매장…한국 화장품 열광하는 미국인

매일경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열린 뷰티클래스에 참가한 현지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고 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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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질 제거에는 어떤 마스크를 쓰면 좋을까요?" "각질에는 시솔트가 든 이 흰색 제품을 추천해요."

"전 지성 피부인데 어떤 것을 쓰면 될까요?" "부위별로 몇 가지 제품을 나눠서 쓰는 방법도 있어요."

지난 10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뉴욕 맨해튼 이니스프리 매장.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인기 제품인 '화산송이 마스크' 사용법을 주제로 열린 이날 뷰티클래스에서 참가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참가자 19명은 30분간 이어진 뷰티클래스 내내 각 제품을 직접 발라보고 자신의 피부 고민에 대해 질문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레이철 허츨러 씨(22)는 "이니스프리 제품은 원료, 감촉, 가격이 모두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9월 미국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내고 뷰티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아모레퍼시픽은 1986년 로스앤젤레스에 일찌감치 현지 법인을 설립했지만 초창기에는 교민을 상대로 한 소규모 사업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프레스티지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으로 최상류층부터 공략했다. 그러다 지난해 이니스프리 단독 매장을 뉴욕 한복판에 오픈하면서 대중을 상대로 한 볼륨 키우기에 본격 나섰다. 라네즈와 마몽드까지 가세해 미국을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이은 주력 시장으로 키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특히 이니스프리와 라네즈가 구매력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통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파이터 브랜드'라 보고 있다.

이니스프리 미국 법인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적은 평일에도 실제 구매 고객만 300명이 넘고 주말에는 1000명가량 된다"면서 "주 고객은 10~20대지만 40대 이상 비중도 15%에 달할 정도로 소비층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매장 오픈 첫날에는 주변에 긴 줄이 늘어서며 장사진을 이뤘는데 이 같은 열기가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매장에서 만난 리아 씨(31)는 "마스크팩과 세럼 등 스킨케어 제품 위주로 한국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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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미국 법인은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6개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둔 팝업브랜드를 최초로 열었다. 미국에 진출해 있는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아이오페, 라네즈, 마몽드, 아닉구딸 등 총 6개 브랜드의 20여 가지 주력 제품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줄리 몬티 세일즈 매니저는 "메이크업에만 관심이 있었던 미국 소비자들이 이제는 스킨케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국인의 피부 관리법을 배우려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세안에 아이크림, 에센스, 크림까지 한번에 다양한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하는 한국식 피부 관리법이 미국에서도 확산되는 것은 한국 화장품 업체들에 큰 기회다. 상대적으로 메이크업 제품보다는 스킨케어에 강점이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미국에서 스킨케어 카테고리 비중이 42%로 색조 제품 카테고리(39%)를 앞질렀다. 시장 성장률을 봐도 스킨케어 성장률은 2014년 전년 대비 2.2%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5.3%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를 보여주듯 미국 고급 백화점인 버그도프굿맨에 입점한 '아모레퍼시픽' 매장은 연간 100만달러(약 11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2003년 첫 매장을 이곳에 낸 이후 이제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와 에스티로더 등 쟁쟁한 브랜드 매장과 자리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 매장 매니저인 헬레나 호헨탈은 "'타임 레스폰스 아이 리뉴얼 크림'은 이 백화점에서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라며 "지난해 '굿하우스키핑'이라는 잡지에서 600여 개 브랜드의 아이크림 중 넘버원으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이 매장을 찾는 고객 중 아시아인 비중은 1~2%에 불과하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그는 "녹차 같은 자연 원료를 사용하면서도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이 미국 소비자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인삼 등 동양적 향이 강해 서양인에게 호평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던 설화수도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조한 누네즈 비즈니스 매니저는 "동양인과 서양인 고객 비중이 5대5"라면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5월에 특별 서비스하는 페이셜 트리트먼트도 상당한 인기"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설화수 쿠션도 현지에서 호평받고 있다. 이 매니저는 "쿠션은 20대 젊은 고객에게 인기가 많다"면서 "자외선을 차단하려는 남성 고객들도 사 간다"고 말했다.

[뉴욕 =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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