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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봄철 교통사고 가장 많은 5월..안전벨트가 생사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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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교통사고 1만 9500여건

안전벨트 착용 여부가 생사갈라

뒷좌석 안전띠에 사망률 4배 차이

머리,가슴 중상 가능성 최대 16배

영유아,어린이 전용 카시트 써야

뒷좌석 안전띠 착용 OECD 최하위

중앙일보

안전벨트를 착용했느냐에 따라 유사시 피해 정도가 크게 갈라진다.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1만 9554건.'

지난 2016년 5월 한 달간 발생한 교통사고 수치다. 겨울이 끝나고 나들이 차량이 몰리는 봄철(3월~5월) 중에서도 교통사고가 가장 잦았다. 월별로 따져도 10월(1만 9918건)에 이어 두 번째다. 사망자 347명에 부상자도 2만9000명이 넘는다. 어린이 교통사고도 빈번했다. '가정의 달'에 역설적이게도 교통사고로 인한 불행이 잦았다는 의미다.

14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이처럼 많은 교통사고 속에서도 생사를 가른 중요한 요소는 안전벨트였다. 안전벨트를 제대로 맸느냐에 따라 생사, 그리고 부상 정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중앙고속도로에서 운전기사와 대학 신입생 44명이 탄 관광버스가 5m 아래로 추락했을 때 사망자가 1명에 그친 것도 승객 대부분이 안전벨트를 착용한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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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발생한 교통사고를 분석해보면 안전벨트를 맸을 때 사망률은 0.37~0.50%였다. 사망률은 사상자 중 사망자 비율이다. 반면 안전벨트 미착용 시 사망률은 1.44~1.80%로 안전벨트를 맸을 때 비해 최대 4.2배까지 높았다.

중상 가능성도 차이가 크다. 교통안전공단이 시속 48㎞로 달리는 차량이 정면충돌하는 상황을 시험한 결과, 차량 뒷좌석에 앉은 성인이 안전벨트 착용 여부에 따라 머리에 충격을 받아 사망 또는 중상을 입을 확률이 9.2배나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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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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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역시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을 때 머리나 가슴에 심한 충격을 받아 사망 또는 중상을 입을 확률이 최대 8.8배 높았다. 속도를 시속 80㎞로 올리면 그 차이는 최대 16배까지로 늘어난다.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는 그 위험성이 한층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교통안전공단의 인정민 책임연구원은 "안전벨트를 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올바르게 착용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안전벨트를 느슨하게 하는 고정 클립이나 안전벨트 미착용 시 경고음이 울리는 걸 차단하는 클립을 사용하는 건 무모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영유아(0~6세)와 어린이(7~12세)는 안전벨트 사용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영유아는 무엇보다 전용 카시트를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목을 제대로 가누기 힘든 영아(0~2세)는 '뒤보기 형' 카시트가 더 효과적이다. 또 어린이는 성인용 안전벨트를 안전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좌석 높이를 조절해주는 '부스터 시트'를 쓰는 게 필요하다.

인 책임연구원은 "어린이는 앉은 상태에서 골반 높이가 성인에 비해 낮고, 골반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성인용 안전벨트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장 파열이나 척추뼈 이탈 등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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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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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시속 48㎞로 주행 중인 차량끼리 정면충돌했을 경우 유아(3~6세)용 카시트를 장착한 경우 유아가 머리에 중상을 입을 확률은 2.0%, 가슴은 7.5%였다. 반면 카시트가 없는 경우 머리 중상 가능성은 99.9%, 가슴은 43.8%에 달했다. 어린이용 부스터도 장착 시 머리 중상 가능성이 3.1%였으나, 반대의 경우는 78.5%나 됐다.

전반적으로 저조한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도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나라의 운전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94%로 많이 높아졌다. 하지만 뒷좌석 착용률은 50%가 채 안 돼 주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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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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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윤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9월부터는 도로교통법 개정에 따라 일반도로에서도 뒷좌석까지 모두 안전벨트를 매야만 한다"며 "귀찮다는 생각보다는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준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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