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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쉬운’ 방법이 진짜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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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때때로 혼란스럽다. 내 아이를 잘 키워보려고 이것저것 알아보다보니 관련된 정보가 많아도 너무 많은 것이다. 책 속에도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좋은 방법들이 가득하고, 엄마들이 자주 이용하는 육아 카페나 아이와 관련된 기사를 검색해 봐도 괜찮은 방법들이 너무 많다. 아이마다 키워온 양육방식이 같을 수가 없으니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다르다.

답을 찾기 위해 파고들다 어느새 머리만 아파서 풀이죽어버리는 현상. 그것은 바로 다 옳고, 맞는 이야기 이지만 내가 하기 에는 부담스럽고, 시작이 어려운 막막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넘쳐나는 정보들 속에서 중심을 잡고 내 아이에게 맞는 적당한 것들을 선택하기가 사실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방법이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어렵고 거창한 방법은 반짝 할 수는 있지만 길게 갈 수가 없다. 이미 다른 가사일로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소모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남은 에너지는 많지 않다. 엄마인 내가 부담 없이 해줄 수 있는 쉬운 방법일 때,

아이가 즐겁게 함께 할 수 있을만한 편안한 분위기 일 때 그 방법은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쉬워야 오래 갈 수 있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부담 없이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쉬운 엄마 표 놀이’를 소개해보려 한다.

매일경제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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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쉬운 엄마 표 놀이<쓰기 능력 키우기>

초등학교 1학년 국어책을 보면 중간 중간 미농지가 붙여져 있다. 얇은 미농지에 비춰지는 글자를 있는 그대로 눌러써보면서 글자의 모양을 익히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집에서 아이의 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쉬운 엄마 표 놀이! 주방에 있는 ‘종이호일’을 사용해보길 바란다. 우선 주방에서 종이호일을 찢으며 놀자고 말하는 순간 그 소리에 아이들은 호기심을 보인다. 글자를 모르고 알고는 중요하지 않다.

쓰기를 위한 방법이라고 해서 무조건 글자를 쓰게 할 필요도 없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에 종이호일을 고정시켜서 원하는 것을 따라 그리는 것이 시작이다. 비춰지는 그림, 말풍선, 그리고 커다란 글자들.. 아이의 시선과 손이 가는 곳으로 함께해주기만 하면 된다.

연필을 쥐고 따라 쓰는 과정 자체가 운필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고 아이가 학습이라고 느끼지 않고 놀이라고 느끼며 즐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시작이 어렵지 않다. 종이호일만 찢어 내어주면 되니 엄마에게는 쉽고, 아이에게는 즐거운 엄마표 놀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글자나 그림을 따라 써 보면서 자연스럽게 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 더 나아가 필사라는 좋은 교육방법을 더 쉽게 시작 할 수 있다. 쉽고 일상적으로 부담 없는 방법일 때 엄마가 몸을 움직일 수 있다.

2. 쉬운 엄마 표 놀이 <말하기 능력 키우기>

1) 발표를 위한 연습 : 설명하기 놀이

학습에 대한 효율성을 나타낸 비율을 보면 가장 높은 효율을 나타내는 방법이 바로 ‘서로 설명하기’이다. 아이들이 많이 하는 선생님 놀이가 바로 이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다시 이야기하며 반복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집에서는 말을 잘 하지만 나가서는 입을 닫아버리는 아이 때문에 고민이라면 편안한 분위기에서 큰 소리로 말하고 발표해 볼 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면 된다.

냉장고 앞이나, 보드 판, 아이 방 문 앞에 스케치북 한 장을 붙여놓고 중간에 주제 하나를 써놔 보자.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주기적으로 나오는 계획안을 참고해도 좋다. 이미 학습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단어를 보고 할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무’라는 주제를 정 중앙에 엄마가 써 놓으면 아이가 연관되는 것들을 하나하나 말해보게 도와주자. 이 연습이 반복되다 보면 쓰고, 말하고, 가르치는 놀이를 통해 학습하는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이 과정이 곧 브레인스토밍(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가지치기 기법)이다.

한 가지 단어, 주제에 대해 끊임없이 말을 할 수 있게 돕는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발표 연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2) 문장력을 키우기 위한 연습: 단어 설명하기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주고 난 뒤 할 수 있는 놀이방법이다. 책에서 아이가 선택하고 싶은 단어 3개정하기, 엄마가 선택하고 싶은 단어 3개정해서 설명해보기 놀이이다. 선택한 단어를 단순히 말해보는 과정.( 저는 거북이를 선택했습니다. ) 그리고 더 나아가 거북이를 설명해보는 과정 ( 거북이는 바다에서 알을 낳습니다.)을 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문장력이 키워지게 된다. 단답형으로 짧게 말하거나 문장으로 말하지 않고 단어로 대답하는 아이라면 이 방법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매일 한권이라도 책을 읽어주는 엄마라면 누구나 당장 시작해볼 수 있는 놀이이자 학습법이다.

부담 없이 시작해보자.

3. 쉬운 엄마 표 놀이: <읽기 능력 키우기>

매일경제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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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을 통해 낭독의 중요성을 이미 말한 바 있지만 소리 내서 글을 읽는 자체는 뇌 발달 뿐만 아니라 아이의 말을 트이게 하는 쉽고도 좋은 방법이다. 엄마는 소리 내지 않고 입모양으로 말하고, 아이는 그 입모양을 보고 맞춰보는 놀이는 소리 내서 말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자연스럽게 낮출 수 있는 놀이방법이다.

책을 소리 내서 읽으려 하지 않는 아이도 집에 있는 전단지나, 우편물, 영수증에 있는 글자에는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책으로만 접근해서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보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다양한 종이 속 글자들을 적극 이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홍보전단지 속 글자 동그라미 하고 큰소리로 읽어보기 대결, 영수증 보고 오늘 엄마가 산 물건들 읽어주기 등 아이가 흥미를 느낄 만한 소재를 찾아보는 게 먼저이다. 일상 속에서 찾고, 실행하고, 쉽게 이어갈 수 있다면 엄마는 부담 없이 아이를 위해 노력할 수 있다.

4. 쉬운 엄마 표 놀이: <아름다운 마음 키우기>

가족 협동그리기, 엄마와 협동그림 그리기는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경험으로 배우게 해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종이를 연결해 커다란 그림을 하나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각자 원하는 대로 색을 채워올 수 있게 내어주면 된다. 텅 빈 그림에 색을 입히고, 색종이 조각들이 붙여지면서 꾸며지지만 내 종이 옆에 함께 붙여질 가족의 그림도 자연스럽게 확인하게 된다.

결국 하나의 그림이 서로 다른 색으로 합쳐질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눈으로 확인하며 이해하는 마음을 익혀갈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주제로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각자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으니 아이에게는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주제를 정하고 아이와 협동그림 그리기를 해보자. 싸인펜, 연필, 색연필, 색종이, 풀, 크레파스 등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해 자르고 붙이고 연결시키며 흠뻑 빠지다보면 한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을 것이다.

[미술학원에서의 기술, 학원이나 센터에서 친구들끼리 함께하며 배우는 사회성과 협동도 중요하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나와 하루를 같이 보내는 가족과의 협동이야 말로 가장 먼저 아이들이 보고 배워야 할 덕목이라고 난 생각해. 가족과 화합하며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아이라면, 그 누구와도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 몰입육아 달인의 육아처방전 中 -


엄마 표 놀이, 엄마 표 교육은 화려할 필요도 거창할 필요도 없다. 일상 속에서 내 아이에게 쉽게 접목시켜보고 언제든지 쉽게 바로 해볼 수 있어야 한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 방식이 바로 우리 집 만의 엄마 표 교육인 것이다. 언제든지 아이가 원할 때 해 줄 수 있는 ‘쉬운 방법들’이, 너무 초라해보여서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소소한 방법들이 내 아이에게 꼭 필요한 진짜 교육일지도 모른다. 쉽게 가자. 그래야 엄마가 지치지 않고 즐겁게 함께해 줄 수 있다.

[최지은 스피치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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