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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美 오크리지는 '원폭의 고향'…리비아 핵·미사일 25t 보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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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 테네시 주 오크리지의 Y-12 국가안보단지.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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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위치한 X-10의 흑연원자로 제어실. [EPA=연합뉴스]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능력이 완전히 제거되기 위해선, 폐기된 핵 무기를 테네시주(州) 오크리지에 가져가야 한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핵 무기 반출 장소가 ‘북한 비핵화’ 컨트롤타워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입에서 나왔다. 미국에서 ‘원폭의 고향’으로 알려진 테네시주 동부의 오크리지다.

13일(현지시간) 볼턴 보좌관의 미 ABC 인터뷰에 따르면 오크리지는 리비아의 핵 무기 관련 장비를 보관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볼턴 보좌관은 ‘선(先)핵 폐기, 후(後)보상’의 리비아 모델을 비핵화 선언 이후의 북한이 따라야 할 모델로 여기고 있다.

실제로 리비아의 핵 폐기 합의 이후인 지난 2004년 1월 미국은 리비아의 핵 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중요 문서와 장비 25t을 수송기에 실어 오크리지 내 핵 관련 시설로 옮겼다. 우라늄 농축에 쓰이는 원심분리기, 장거리 미사일용 탄도미사일 유도장치도 포함됐다.

6개월 뒤인 2004년 7월엔 조지 W. 부시 당시 미 대통령이 바로 이 장소에서 “북한과 이란 지도자들에게 핵무기 개발 야욕이 그들의 국익에 반한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북한과 이란의 비핵화를 압박하기도 했다.

인구 2만9000여 명의 소도시인 오크리지는 앞서 지난 1942년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을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의 산실로 알려져 있다. ‘원자력 도시(Atomic City)’ ‘비밀의 도시(the Secret City)’ 등의 별칭을 얻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후 미 연방정부는 핵무기에 쓰일 물질과 원료를 개발할 지역으로 오크리지를 선정한 뒤 본격적으로 핵무기 연구개발을 위한 시설을 조성했다. 우라늄 농축 공장인 ‘K-25’과 ‘Y-12’, 그리고 시험용 플루토늄 제조 원자로인 ‘X-10 흑연원자로’가 오크리지의 대표적인 핵 시설이다.

특히 지난 1943년부터 가동한 Y-12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의 핵무기 부품 제조시설로 이용됐다. 냉전 종식 이후에는 핵 물질과 관련 장비의 저장고 역할을 해왔다.

또 미 에너지부 관할인 오크리지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는 재료, 중성자, 고성능 컴퓨팅, 핵 등 네 가지 국가보안 관련 과학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탁월한 슈퍼 컴퓨터인 ‘타이탄’ 역시 보유하고 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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