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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北고교에 원어민 교사"…회담 앞두고 김정은 영어교육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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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북, 전쟁 준비 하듯 영어교육"…미국과의 경제협력 준비 관측

CBS노컷뉴스 김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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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회담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북한이 영어교육을 강화해오며 미국과의 경제협력을 준비해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정책은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담는다. 특히, 북한에서 교육정책을 정하는 '교육강령'은 사상 교육의 일환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장의 메뉴얼"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영어로 단일화하고 시수 늘려, 내용에서도 사상 보단 일상용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뒤인 2013년 '제 1차 12년제의무교육강령'을 개정해 영어 교육을 확대해왔다. 직전 러시아어와 영어 중에 선택하도록 돼 있던 외국어 교육과정을 개정해 영어로 단일화했고, 한국의 초등학교인 소학교 4학년부터 시작하게 했다.

게다가 한국의 고등학교인 고급중학교에선 국어보다도 영어 시간이 많을 정도로 강화됐다. 국어에 해당하는 '국어문학'이 연간 215시간이지만, 영어는 243시간에 이를 정도로 수학과 과학 다음으로 강조됐다.

내용에서도 사상적 내용은 줄이고, 일상 용어를 강조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정채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은 "북한 중학교 1학년 교과서 분석결과, '김일성'이나 '김정일' 등 주체사상 관련 단어들보단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computer', 'listen' 등 일상 용어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상이 이전과 비교했을 때 파격적인 변화라는 분석도 있다. 과거 김일성 주석은 '투항하면 쏘지 않는다', '손들어' 같은 간단한 영어는 해야한다고 강조하며 전쟁 도구로 영어를 인식했다. 김 국방위원장 또한 핵개발을 위해 외국 과학 원서를 읽도록 권장하면서 무기 개발 같은 전쟁의 연장선상에서 봤다.

정 부연구위원은 "전쟁 등 목적 외에 영어 원서를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경계의 대상이었던 사회 분위기에서 영어교육을 전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파격을 넘어 혁명적 변화일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에 대해선 외국학교에서 줄곧 수학해온 김 위원장과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 남매의 영향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스위스 베른 공립중학교를 다니는 등 영어와 독일어에 능통하고 미국 문화의 친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3년부터 다섯 차례나 전직 미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평양으로 초청해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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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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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격적 변화, 영어 친숙한 김정은 북미 경제협력 준비했나

이와 더불어 북한이 세계 무대, 특히 미국과의 경제 협력 등을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2014년 영국문화원과 영어교육 개선과 영어 교사 양성프로그램을 지난해까지 연장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원어민 강사를 지원받아 대학 강사 뿐 아니라 평양 시내 일선 고등학교까지 배치하기 시작했다.

또 국가직 공무원인 국가안전보위부 직원들에 대해서도 6개월씩 평양에서의 영어교육을 받도록 의무화 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외국어 교육을 영어로 단일화 한 것은 북한이 유일할 것"이라며 "학생부터 공무원까지 전쟁준비하듯 영어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흐름에 대해 이렇다할 설명이 어려웠는데, 남북정상회담과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보니 결과적으로 미국과의 경제협력을 준비해온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조정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개정된 교육강령을 전반적으로 보면 학제 개편부터 교육 방법 개선까지 글로벌 스탠다드를 적용하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면서 "김 위원장의 생각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런 면 때문에 북한과의 교류에 있어, 사상 교육적인 측면이 강한 국어 분야보단 실용적인 면이 강조돼 온 영어분야에서의 교류가 더 쉬울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남북한 학자들이 만나 기초영어 교재를 공통으로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아무래도 영어나 컴퓨터 과목은 도구로서의 과목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사회, 정치, 국어 과목보다는 이념적 요소를 배제하고 기술적으로 접근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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