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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모바일뱅킹 불안해서 쓰겠나”…툭하면 오류에 고객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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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위니’ 잇단 먹통에 불편

신한·기업·국민·농협에서도 문제

고객보다 ‘경쟁력’만 앞세운 결과

은행권 모바일뱅킹 오류가 잇따르면서 이용자 불만과 불편이 커지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앞세워 디지털뱅킹 전환에 나선 은행들이 이용자에 대한 배려 없이 경영자 측면에서 효율성과 경쟁력만 앞세운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차세대 전산시스템 ‘위니’(WINI)를 지난 8일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당일 오전 9시부터 3시간가량 모바일뱅킹인 ‘원터치개인뱅킹’에서 계좌 이체가 되지 않거나 앱 실행이 되지 않는 등의 장애가 발생했다. 가동 직전 사흘간 금융 거래를 중단했고, 이날 시스템을 가동하자 모바일뱅킹에 이용자 접속이 폭주하면서 지연됐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이후 10일엔 실시간으로 입출금 내역을 통보받고 기존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원터치 알림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같은 날 군인과 군무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월급의 일부가 정상 지급되지 않는 등 계좌이체 지연 장애도 있었다. 주말인 11일에도 아이폰에서 일부 거래내역 확인 서비스가 되지 않는 등 고객 불편이 이어졌다. 전산장애가 처음 발생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우리은행 전산교체 점검자들과 관계자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위니 개발에 3000억원, 1000여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당초 지난 2월 설 연휴 직후 시스템을 가동하려 했으나 오픈 직전 오류가 발견돼 보완 작업을 거쳤다. 당시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단 0.001%의 오류도 나와서는 안되기 때문에 일정을 늦추더라도 충분한 테스트를 거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전산시스템 교체는 대량의 고객정보와 1000여개 영업점, 다양한 상품서비스 등을 대상으로 거래 프로세스를 구현해야 하는 복잡하고 방대한 작업이었다”며 “가동 첫날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일부 전산 오류가 발생했으나 시스템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며 지금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모바일뱅킹 시스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이 6개 앱을 통합한 ‘쏠(SOL)’도 지난달 23일 거래내역 조회와 이체 등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또 같은 달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모바일 앱에서 지문과 홍채 등을 활용한 생체인증서비스가 먹통이 됐고, 3월에는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등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업데이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IT금융경영학과)는 “모바일에 대한 신뢰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쌓이는데, 은행들이 시스템을 만들 때 이용자가 아닌 경영자 입장에서 경영 효율성과 경쟁력을 우선순위에 두다 보니 시스템 교체기에 이런 사고와 오류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전산 사고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에서도 은행에 대한 무작위적인 점검과 감독을 선제적으로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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