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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시민 북적대는데… 해군은 불참한 '제2연평해전 바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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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 첫날 판매액, 작년의 2배… 참가자 "용사들 잊히는 것 아쉬워"

"저희는 잊지 않았습니다. 부디 힘을 내세요."

지난 12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카페. 한 육군 장교가 김한나(44)씨의 손을 잡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김씨는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故) 한상국 상사의 아내다. 이 장교는 탁자 위에 놓인 티셔츠 한 장을 집었다. 검은 티셔츠 위에 참수리 모양의 하얀 마크가 선명했다. 2002년 해전에서 침몰한 해군 함정 '참수리357호'를 상징하는 마크였다. 김씨는 눈물을 글썽였다. "고맙습니다. 잊지 않아 줘서…."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서해에서 북한 경비정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됐다. 우리 해군 6명이 전사했다.

조선일보

12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추모 바자회’에서 전사자 한상국 상사의 아내 김한나씨가 기념품을 팔고 있다. /성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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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이날부터 이틀간 '제2연평해전 추모 바자회'를 열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이곳엔 김씨가 만든 티셔츠, 가방과 배지를 사기 위해 현역 군인을 비롯해 직장인과 대학생 수백명이 찾았다. 130㎡(약 40평) 남짓한 공간이 꽉 찼다. 준비한 티셔츠 400장 중 300장이 첫날 팔렸다. 다음 날 오후까지 물품 판매액이 500만원을 넘었다. 김씨는 "작년엔 이틀 판매액이 200만원이었는데, 올해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고 했다. 김씨는 판매금으로 군인 용품을 구입해 해군에 기부할 예정이다.

사람들은 전국 각지에서 왔다. 현역 육군이라는 이모(31)씨는 전날 부산에 있는 부대에서 외박을 쓰고 나왔다. 이씨는 "국민 대다수가 제2연평해전을 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박기원(51)씨는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을 것 같아 '나라도 가야지'란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박씨는 각각 1만원인 티셔츠와 가방을 사고 5만원권을 냈다. 거스름돈은 받지 않았다. 바자회에서 자원 봉사를 한 대학생들도 있었다. 대학생 이승우(24)씨는 돈을 받지 않고 이날 행사를 영상으로 찍어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작년 바자회 행사엔 해군도 참여했지만 올해는 불참했다. 행사에서 한 보수 성향의 만화가가 사인회를 연다는 소식에 '참석이 적절치 않다'고 자체 판단했기 때문이다. 해군 관계자는 "오는 6월 29일 평택에서 해군 2함대가 진행하는 공식 추모 기념식이 열린다"고 밝혔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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