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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란 외무 "제재 재부과는 핵합의 파기…NPT 탈퇴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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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장관[AP=연합뉴스자료사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한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의 대이란 제재 재부과는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라고 경고했다.

자리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다시 부과한다면 기본적으로 핵합의를 죽이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핵합의에서 철수한다면 이란도 이에 즉각 대응해 이를 철회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핵합의를 철회한다는 것은 이 합의에서 정한 의무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면서 "핵합의가 엄격히 정한 우라늄 농축 농도(3.67%)를 훨씬 넘는 수준으로 농축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재개하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우려하는 이들은 더 두려워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내에서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합의 파기 위협에 대해 그는 "상대방이 제시하는 조건을 일단 모두 받아들인 뒤 그 약속을 깬다면 미국은 어떤 국제적 합의에서도 파트너가 될 수 없다"면서 "불행히도 그런 이력은 핵합의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리프 장관의 인터뷰는 NPT 탈퇴 부분만 제외하면 기존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핵합의를 지지하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해석하면 제재 재부과를 중요하게 언급한 점으로 미뤄 트럼프 대통령이 임박한 시한(5월12일)에 대이란 제재를 일단 재연장만 하면 핵합의 파기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후 3∼4개월간(미국의 제재 유예 연장 기간) 핵합의 파기 가능성이 상존하긴 하지만 핵합의 당사국 사이에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 볼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자리프 장관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핵합의는 전부 아니면 전무다.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단지 핵합의를 유지하는 게 아닌 실제로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적었다.

프랑스의 중재로 핵합의 수정을 위한 재협상이 거론되지만 이란은 그럴 의향이 없다는 것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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