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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빅터 차 “트럼프 재집권 시 한국 ‘자체 핵무장’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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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CSIS 한국석좌, 포린 어페어스 기고
“트럼프, 北 제재 완화 조건 핵 협상 가능성 커
‘김정은 무기고’ 놔둔채 주한미군 철수할 수도”


매일경제

지난 2020년 9월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미국 대선 첫 TV 토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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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를 놓고 핵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이 자체 핵무장에 나설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26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쓴 기고를 통해 “트럼프는 쉬운 승리를 좋아한다. 그는 김정은의 탄도미사일, 초음속 미사일, 전술 핵무기 등 방대한 무기고를 무장해제하지 않고도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승리’를 주장할 수 있다”며 “그러면 트럼프는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도 있고, 그 같은 시나리오는 거의 확실하게 한반도 전체의 핵무장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한국의 자체 핵무장 시나리오를 예측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재집권 시 한반도가 가장 근본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며, 트럼프는 북한의 늘어나는 도발에 ‘화염과 분노’로 위협하는 대신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핵실험 중단 협상을 끌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북한은 제한된 수준에서 방사성 원료를 포기하거나 1세대 핵을 폐기하는 등 중요하진 않지만 눈에 보이는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는 그러고 나서 주한미군 철수를 단행할 수 있다. 그는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한국은 부유한 나라로 주한미군으로 이득을 보고 있다는 오랜 주장을 반복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자체 핵무장에 나설 경우의 아시아 주변국의 경쟁적 ‘핵 도미노’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차 석좌는 “만약 한국이 자체 핵 개발에 나선다면 이는 중국과 북한에게 위험한 선제공격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일본·대만·미얀마 등지에 연쇄 반응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이 ‘트럼프 2기’에 충분히 대비했다고 생각하는 등 성급한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차 석좌는 “많은 아시아 국가의 지도부는 변덕스러운 트럼프의 첫 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했다고 여기기 때문에 트럼프의 재집권에 차분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 같은 확신은 잘못됐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보다 아시아에 더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1기 당시 활동했던 노련한 외교 정책 전문가가 부재한 상황에서 한국, 일본, 호주 등 아태 지역 동맹국을 무역 적자의 원인으로 간주하고,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독재자와 친구가 되고, 핵 비확산 체제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이전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1기 동안 공화당 출신 대통령의 행정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풍부한 외교 안보 베테랑들은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며 “트럼프 2기는 내각과 안보·외교팀을 구성할 때 경험과 전문성보단 충성심을 보고 선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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