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개발형사업, 카자흐스탄서 첫 수주
카자흐스탄 알마티 프로젝트 조감도(출처=SK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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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SK건설이 연이은 해외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개발형사업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SK건설은 경쟁이 심화되는 사업환경에서 전통적인 EPC 경쟁입찰보다 수익성이 좋은 개발형사업 위주로 수주활동을 지속적으로 전환해 가고 있다. 중ㆍ장기적으로 개발형사업의 비중을 높이고 사업모델의 혁신을 통해 블루오션을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올해 첫 개발형사업을 카자흐스탄에서 수주했다. 중앙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카자흐스탄 첫 인프라 민관협력사업(PPP)이다. 개발형사업이란 대규모 인프라 및 발전 프로젝트를 위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뿐만 아니라 관련 인허가 및 계약 등 사업 전반에 필요한 요소들을 수행하고 조율하는 사업이다. 건설사 자체적으로 양질의 프로젝트를 기획ㆍ검토해 사업화할 수 있고, 경쟁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 형식으로 공사를 따낼 수 있어 수익성도 뛰어나다. 특히 최근과 같이 전세계적으로 건설 시장 발주가 위축된 상황에서 개발형사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이 건설사는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카자흐스탄 투자개발부(Ministry of Investment and Development)와 알마티 순환도로(Almaty Ring Road)사업에 대한 실시협약을 지난 2월 체결했다. 한국도로공사, 터키 알랄코(Alarko), 마크욜(Makyol) 사(社)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카자흐스탄의 경제수도인 알마티 인구 증가에 따른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총연장 66km의 왕복 4~6차로 순환도로와 교량 21개, 인터체인지 8개를 건설 후 운영하고 정부에 이관하는 BOT(건설∙운영∙양도)방식의 개발형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7억 3000만달러(약 8000억원), 공사비는 5억 4000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다. 총 사업기간은 20년으로 공사기간 50개월, 운영기간은 15년 10개월이며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SK건설은 터키업체와 함께 EPC(설계ㆍ조달ㆍ시공)를 한국도로공사는 운영을 맡는다.
카자흐스탄 최초이자 중앙아시아 최대의 민관협력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카자흐스탄 정부가 확정 수입을 지급하는 AP(Availability Payment) 방식을 채택해 교통량 예측 실패에 따른 운영수입 변동 리스크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국제금융공사(IFC) 등 다자개발은행(MDB)이 입찰 당시부터 금융을 지원하기로 예정돼 있어서 SK건설은 올해 안에 금융 약정 체결이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입찰부터 실시협약 체결까지 발주처는 물론 출자자, 대주단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간의 의견을 조율하고 리스크를 분담하는 등 SK건설의 풍부한 개발형사업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가능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SK건설이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에 진출하는 첫 사업이자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일대일로 도로의 일부라 의미가 크다. 이들 지역은 개발 잠재력이 커서 인프라사업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SK건설은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독립국가연합의 거점을 확보해 추가 사업기회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기회가 큰 독립국가연합 시장에 첫 진출하게 돼 기쁘다”면서 “SK건설의 강점인 도로, 터널 및 지하공간 등 건설 기술력과 개발형사업 역량을 살려 다양한 사업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SK건설은 최근 신흥국과 중동은 물론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 시장도 재정과 외환부족을 보완하고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관협력사업(PPP) 등 개발형사업 방식으로 민간 자본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과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도 이러한 개발형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SK건설은 강점인 EPC 경쟁력뿐만 아니라 초기 사업개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운영까지 각국 정부 및 글로벌 금융기관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ㆍ추진하여 뛰어난 사업역량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세계적 권위의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주는 터널∙교량 분야 ‘글로벌 베스트 프로젝트상’을 국내 건설사 최초로 수상했으며,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매거진에서도 ‘올해의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SK건설은 지난해만 세계 최장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 프로젝트 등 3건의 개발형사업을 따냈다. 앞서 언급된 카자흐스탄 첫 인프라 민관협력사업(PPP) 수주를 필두로 빠르게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SK건설의 개발형사업 추진에 있어 주목할 점은 강점을 보유한 프로덕트(Product)와 연계해 글로벌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점이다. SK건설은 교량, 터널 및 지하 공간에 대한 탁월한 공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발파공법인 ‘수펙스컷’(Supex-Cut)을 개발해 1994년 국내 특허 출원을 거쳐 일본과 미국, 영국, 호주 등 해외에서도 특허를 획득했다. 이러한 독보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여수ㆍ울산 원유비축기지 건설을 비롯해 지난 2016년 말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도 성공적으로 개통했다.
민관협력사업(PPP)의 대표적 사례인 수력발전사업도 십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지하수로를 뚫어 물의 낙차를 이용, 전력을 얻는 것으로 모두 지하공간 기술이 적용된 사업이다. 특히 SK건설이 올해 초 첫 해외공사 수주를 따내며 최초 진출한 홍콩도 좁은 면적에 건물이 밀집한 도심지이기 때문에 도로 및 지하철 등 지하공간을 활용하는 사업기회가 많아 전략적으로 진입하게 됐다고 SK건설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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