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구청장 25일 오전 '유종필의 관악소리' 38번째 글 '5백원 아끼려다 10만원 과태료 폭탄 맞는다' 써 청정지역 바꾸기 열정 보여 주목
그는 자신의 블로그 ‘유종필의 관악소리’ 38번째 글 ‘500원 아끼려다 10만원 과태료 폭탄 맞는다’는 글을 실었다. 유 구청장은 “몸과 마음을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고 청결한 생활환경을 가꾸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지역 청결에 대한 관심 배경을 밝혔다.
관악구는 계획도시가 아니라 서울 도심부 개발에 밀려난 서민들이 산기슭에 옹기종기 자리 잡고 살면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곳이라서 불리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했다. 지금은 재개발이 많이 됐지만 아직도 미로와 같은 좁고 경사진 골목에 노후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급증하는 원룸에서 홀로 사는 젊은이들 중에 쓰레기 처리를 규정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특히 한국의 쓰레기 정책에 적응 못한 외국 동포들도 많다며 이런 불리한 점들을 안고 깨끗한 관악 만들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우선 올해부터 종전의 주 3일 쓰레기 수거제를 매일 수거제로 과감하게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연간 15억원 정도 예산이 더 들어가는 일로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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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구청장은 그러나 아무리 잘 치워도 무단투기가 성행하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출구정책과 함께 입구봉쇄정책에 나서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해 11월 무단투기와 전쟁을 선포했다. 구청 앞마당에서 선언식을 하고 플래카드와 스티커를 대대적으로 배포, 계도에 나섰다.
무단투기 이유는 봉툿값 아끼려는 것이다. 그래서 ‘500원 아끼려다 10만원 과태료 폭탄 맞는다’ ‘200번 무단투기에 성공해도 한 번 걸리면 적자’ 등 구호를 내걸었더니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이후 유 구청장이 21개 동을 직접 돌면서 무단투기 자정 결의대회를 하고 캠페인에 나섰다.
이와 함께 전국 최초로 무단투기 대응팀을 신설했다. 무단투기보안관 18명을 채용, 자율방범 등 900여명 무단투기지킴이가 활동한다.
유 구청장이 무단투기보안관들과 함께 골목 순찰을 해보았다. 전봇대 밑에 규격봉투가 아닌 정체불명의 비닐봉투가 눈에 띄었다. 봉투를 개봉했더니 각종 휴지와 고기 뼈다귀에 먹다 남은 빵, 과자가 함께 섞여 있고 악취가 진동했다. 쓰레기 사이를 뒤지니 주소와 이름이 적힌 봉투가 갈기갈기 찢긴 채로 나오고, 조각을 맞추니 주인 신원이 밝혀졌다.
과태료 부과 대상을 적발한 것이다.
또 배출시간(오후 6~자정) 외 배출로 거리를 어지럽히는 쓰레기에는 경고 스티커를 붙였다.
게다가 관악에는 다목적 CC-TV가 3300여대나 있고, 이를 통합관제센터에서 24시간 살펴보고 있다. 상습무단투기지역에 이동형 CC-TV 27대를 배치했더니 효과 만점이었다. 42대를 추가 배치, 모두 69대가 이동하면서 무단투기자를 감시하고 있다.
동 행정차량 블랙박스도 활용한다. 이 결과 5개월 동안 단속 1795건, 계도 3만6433건, 상습무단투기지역 260여 곳 중 70%가 개선되는 실적을 올렸다.
유 구청장은 “중요한 것은 개선지역을 유지하는 일이다. 전봇대나 담벼락 등 과거 무단투기지역에 녹색 그물을 치고 개선지역 표지판을 붙인다.지속적인 순찰 등 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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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어떤 일을 성공시키려면 의식개혁과 제도개선을 동전의 양면처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채택해도 의식이 따라가지 않으면 허사고, 아무리 의식개혁을 잘 해도 제도로써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성이 없다는 것이다.
관악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연간 11여만t, 쓰레기 처리비용은 120억원에 이른다. 쓰레기를 줄이는 것과 함께 잘 치우고, 무단투기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달동네’ 이미지를 ‘도서관 도시’로 바꾼 유종필 관악구청장.
모름지기 ‘깨끗한 명품 도시’로 변모할지 지켜볼 일이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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