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후 남북 리스크가 축소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현재까지는 도리어 짐을 싸는 듯한 모습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를 더 염려하는 듯 보인다. 사실 통일은 멀고, 미국 금리 인상은 가깝기에 합리적인 움직임일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봐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는 국면이라고 해서 외국인이 들어왔던 것도 아니다.
이번의 매도는 우려 요인이 좀 있다. 2016년 6월 이후 이어졌던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번엔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선물 매도에 주목했다. 그는 “2016년 6월 이후 지속된 외국인의 선물 매수 사이클이 중단된다는 측면에서 상징성이 강하다”면서 “2017년 12월 만기 이후로 보면 외국인은 선물 매도 다음으로 현물 매도를 했기 때문에 현 국면이 현물 매도 본격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상당히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외국인이 선물을 먼저 매도한 뒤 현물을 매도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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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호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가 사상 최대 규모로 나타나고 있어 우려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현물 동반 매도로 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내 파생상품 시장 유동성이 풍부하고 자본 유출입이 자유로워 아시아에 대한 헷지차원으로 코스피 선물을 매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엔 외국인의 현물 매도가 더 심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 현물의 경우, 아시아 증시 중 우리나라를 유독 많이 파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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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우량주 투자자들은 외국인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펀드시장이 크지않아 외국인이 주포로 나서야 한다. 외국인 매도 행렬이 가속화된다면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이 호전되고 남북 관계가 개선된다고 해도 ‘레벨업’이 쉽지 않다. 물론 우리나라 증시 주가이익비율(PER)이 그만큼 싸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대세 상승은 어렵다. 당분간은 외국인 동향을 계속 체크해야 할 듯 보인다.
외국인이 돌아오려면 필수로 뒤따라야 하는 것이 ‘미국 금리 인상은 경기 호전에 따른 금리 인상’임을 시장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금리 인상을 공포 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경기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상황이랄까. 당분간은 외국인 없이 가야 할 수도 있다.
대신증권의 과거(1월 9일)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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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만 기자(hoonp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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