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급 다완ㆍ다기 700여점 전시
경북 문경 관음요를 8대째 가업으로 잇고 있는 김선식 도예가가 가마 앞에서 다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문경=추종호기자 |
“다완(茶碗ᆞ찻사발) 대중화의 첫걸음이 되길 바랍니다.”
29일 경북 문경시 문경읍에 국내 처음으로 한국다완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있는 김선식(48)씨는 8대째 관음요에서 가업을 잇고 있는 도예가다. 김씨는 “다완박물관 개관은 7대째 가업을 이어오신 아버지의 꿈이자 저의 꿈”이라며 “우리 다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기법을 전승하며 대중화하겠다는 꿈이 드디어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다완박물관은 지하1층 462㎡ 부지에 2개의 전시실을 두고 도자기를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온도조절, 항온항습시설 등을 갖췄다. 이곳에는 고려시대와 중국 고대의 이름 모를 도공이 빚었을 보물급 다완 60여 점과 한국 도예의 맥을 이어온 유명 도예가들의 작품, 다기 세트 등 700여 점이 전시된다. 총 2,300여 점의 작품은 기획전이나 특별전이 있을 때마다 수장고에서 나와 새로 진열된다.
찻사발, 막사발이라는 친숙한 이름으로 불리던 다완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 도공을 대거 붙잡아 가, 일본에서 꽃을 피운 반면 한국에서는 한동안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찻사발 대중화를 꿈꾸는 김씨는 “일반인들이 높은 가격대가 형성된 다완에 쉽게 접할 수 없다는 사실이 항상 안타까웠다”며 “이제는 누구나 쉽게 다완을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박물관 개관에는 불교계가 큰 힘이 됐다. “스님들은 직접 차를 갈아 다완으로 음미하는 문화가 있었고 전란 때는 다기를 땅에 묻어 숨기는 등 사찰에 보관해왔기 때문에 다양한 다완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다완을 만든 도예가가 누군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작품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김씨의 전언이다. “여러 다완 중 대표작을 분류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작품과 대화를 나누면서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며 “작품 명칭에 일본어 표기가 많아 한글로 풀어내는 작업에 막바지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관음요는 1730년대 1대 김취정 선생을 시작으로 8대째 문경 도자기의 명성을 잇고 있다. “도자기를 만드는 작업은 씨앗을 뿌려 농사를 짓는 것과 같다”는 김씨는 8남매 중 막내 아들로 태어나 29년째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2014년에는 경북도 최고 장인 인증도 받았다.
경북 문경에서 8대째 가업을 잇는 도예가 김선식씨가 전통물레를 돌리며 도자기를 빚고 있다. 관음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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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에서 도예가 김선식씨가 전통물레를 돌리며 도자기를 빚고 있다. 관음요 제공 |
문경=추종호 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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