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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풍계리 인근서 2.3 지진.. “핵실험 피로 누적으로 지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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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함경북도 길주 인근에서 23일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1분 함북 길주 북서쪽 47km 지역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일어났다. 진앙은 북위 41.35도, 동경 129.12도로, 북한의 핵실험장이 위치한 풍계리 인근으로 분석된다.

조선일보

북한이 폐쇄를 선언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23일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핵실험이 단층에 영향을 줘서 자연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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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관계자는 “핵실험을 많이 했던 지역으로, 규모가 큰 에너지가 계속 발생했던 지역이라 주변 단층에 영향을 줘서 자연 지진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발생한 지진이 9번째인데 언제든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풍계리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을 포함해 모두 9차례다. 풍계리 만탑산 일대는 화강암 지대로 지반이 안정적이지만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6차에 걸쳐 핵실험을 진행해 지반이 몹시 약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풍계리 일대에선 대규모 산사태와 지반붕괴 조짐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해 10월 풍계리 만탑산의 ‘산피로 증후군’(tired mountain syndrome)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산피로 증후군은 핵실험 피로 누적으로 지반 내부가 크게 약해진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북한이 최근 비핵화 의사를 밝히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한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석도 나온다. 지반 내부 붕괴로 풍계리에선 더이상 핵실험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풍계리 핵실험장은 바둑으로 치면 사석”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풍계리에서 수차례 진행된 핵실험이 백두산의 마그마방을 자극해 대규모 화산 폭발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영국의 화산학자 로빈 앤드루스는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수소폭탄을 터뜨리면 백두산 아래 마그마 층에 강한 압력을 가해져 화산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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