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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세종시 상가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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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정부가 세종시 상가 시장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선다. 청약 강세와 집값 상승세를 보이는 주택과 달리 상가 시장은 정반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부터 세종 행복도시 상업시설에 대한 현황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조사는 1년간 진행될 예정으로 상가 임대료와 공실률, 투자수익률, 권리금 동향, 매매 동향 등 시장 전체를 아우르게 된다.

특히 그동안 전무했던 세종 행복도시 생활권별 조사가 진행된다. LH 관계자는 "세종시는 생활권별로 특성이 뚜렷한 만큼 정확한 임대차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고 배경을 밝혔다.

LH 등이 세종시 상업시설에 대한 현황 조사에 나선 이유는 일대 주택 시장과 상가 시장이 심각한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가 상승률 1위 지역이고, 올해들어서도 4월 18일까지 0.5% 올랐다.

하지만 상가 시장은 완전히 다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세종시 상가 공실률(중대형 기준)은 23.4%로 전국 최고다. 2017년 초 대비 15.1%포인트나 뛰었다. 반면 상가 수익률은 전국서 가장 낮다. 세종시 상가(중대형 기준)의 투자수익률은 3.99%로 전국 평균(6.71%)의 절반 수준이다. 소규모 상가(4.88%), 집합 상가(4.13%)에서도 전국 최하위였다.

부동산 업계는 세종시 상업시설 침체가 예상되는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세종시가 신도시 초기 단계인 만큼 상권 형성엔 시간이 걸리는데 임대료는 너무 빠른 속도로 올랐다는 것이다.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세종시 상가의 1층 면적(1㎡)당 월임대료는 1만2188원으로 전 분기 대비 65.9% 올라 전국 최고 수준 상승률을 보였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세종시 상가가 3.3㎡당 3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분양되다 보니 주인들이 임대료를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세입자 입장에선 도시 인프라스트럭처가 자리를 못 잡았는데 임차료는 비싸니 버티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팀장은 "상권이 만들어지려면 주택 입주 후 적어도 2~3년은 걸린다"며 "주택과 상가를 한 번에 쏟아낸 후 생기는 신도시 건설의 일반적 부작용"이라고 해석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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