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어제(19일)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아시아 주요 증시들은 크게 올랐잖아요. 그런데 우리 증시만 좀 달랐습니다.
<기자>
이를테면 여기 보시는 것처럼 홍콩의 대표 지수인 항셍지수는 2% 상승하면서 마감했습니다.
미국의 금리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는 식으로 운영되는 홍콩의 기준금리도 어제 미국과 함께 내리면서 시중에 좀 더 많은 돈이 돌게 되고 홍콩 증시의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는 부담도 줄어들 거란 기대가 작용한 거죠.
일본 닛케이 지수도 2% 넘게 올랐고요.
그런데 한국 코스피는 어제도 0.21% 상승하는데 그친 겁니다.
세계적인 금리인하 주기가 어쨌든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기대감이 한국 증시에 아예 없었던 건 아닙니다.
올해 들어서 14.7%나 하락했을 정도로 영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코스닥지수는 그래도 어제는 0.86% 상승했고요.
외국인들도 코스닥에서는 매수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우리 대표 지수인 코스피가 제자리걸음이었던 겁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코스피 시가총액의 무려 4분의 1을 차지하는 한국증시의 대표 종목 두 곳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한 영향이 큽니다.
SK하이닉스는 추석 연휴 직전보다 하루 만에 6% 넘게 급락했고요.
삼성전자도 2% 넘게 하락하면서 주당 6만 3천 원까지 내려왔습니다.
사실 어제 우리 증시 열리기 전에 뉴욕증시에서도 반도체 종목들이 하락세를 좀 보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증시가 반도체에 크게 기대고 있는 것만큼 TSMC라는 반도체 회사 한 곳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타이완 증시 보면 어제 1.7% 가까이 올랐고 TSMC도 2% 넘게 상승 마감했거든요.
반도체 분야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나쁜 게 아니었다는 겁니다.
<앵커>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이 있었던 거죠.
<기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업황이 이제 그렇게 좋지 않을 것이다.
유명한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우리 추석 연휴 기간에 나왔던 겁니다.
사실 우리나라 안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실적 상승세가 좀 둔화될 것 같다는 분석이 최근 들어서 줄줄이 나오고 있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 증시 분위기를 사실상 좌우하는 외국인들, 해외 자본이 많이 참고하는 외국계 투자은행이 그야말로 쐐기를 박다시피 하는 내용의 분석을 내놓은 거죠.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기존의 모건스탠리가 내세웠던 목표주가 26만 원을 무려 12만 원으로 54%나 한꺼번에 낮췄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7만 6천 원으로 28% 넘게 목표주가를 떨어뜨렸습니다.
한국이 주력으로 하는 범용 메모리 반도체, 그러니까 마치 벽돌처럼 PC, 스마트폰, 서버 어디에나 똑같이 갖다 쓸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들의 수요가 이제는 좀 둔화될 때가 됐다고 봤고요.
엔비디아 같은 AI 반도체 회사들이 주문하는 대로 맞춰서 제조할 수 있어야 하는 HBM,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도 공급 과잉 상황이 내년부터는 올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사실 HBM에 대한 이런 진단은 이번 보고서를 낸 모건 스탠리가 AI 수요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좀 보수적인 시각을 가졌다는 점은 고려해서 볼 필요는 있습니다.
최근의 첨단기술산업 분야의 활기를 만들어온 AI 수요에 대해서 지난달 이후로 자꾸만 기대가 너무 컸던 게 아닐까 하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모건 스탠리는 그런 논란 중에서 'AI 회의론' 쪽에 좀 더 가까운 시각을 내비쳤다는 거죠.
과거에 없던 새로운 AI 수요가 얼마나 꾸준하게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냐, 여기에 대한 판단에 따라서 모건 스탠리의 이번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부정적인 분석을 달리 볼 수도 있겠습니다.
<앵커>
내수가 부진한 올해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건 반도체 수출이었잖아요. 이제는 여러모로 쉽지 않은 환경이 된 것 같습니다.
<기자>
그건 맞습니다. 일단 'AI 수요'의 지속성을 놓고 앞서 보신 것처럼 계속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고요.
구조적으로도 미국은 미국대로 인텔 같은 자국 반도체 제조 기업들을 표 나게 밀어주려고 하고 있ㅎ는 분위기인데, 또 중국은 중국대로 반도체만큼은 자급자족이 일정 이상 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어서요.
막대한 투자로 중국 기업들의 맹추격을 돕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 당장 업황도 중요하지만요.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런 양쪽으로부터의 구조적인 흐름에 대응 전략을 장기적으로 잘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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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어제(19일)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아시아 주요 증시들은 크게 올랐잖아요. 그런데 우리 증시만 좀 달랐습니다.
<기자>
이를테면 여기 보시는 것처럼 홍콩의 대표 지수인 항셍지수는 2% 상승하면서 마감했습니다.
미국의 금리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는 식으로 운영되는 홍콩의 기준금리도 어제 미국과 함께 내리면서 시중에 좀 더 많은 돈이 돌게 되고 홍콩 증시의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는 부담도 줄어들 거란 기대가 작용한 거죠.
일본 닛케이 지수도 2% 넘게 올랐고요.
싱가포르 증시의 대표 지수는 17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코스피는 어제도 0.21% 상승하는데 그친 겁니다.
세계적인 금리인하 주기가 어쨌든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기대감이 한국 증시에 아예 없었던 건 아닙니다.
올해 들어서 14.7%나 하락했을 정도로 영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코스닥지수는 그래도 어제는 0.86% 상승했고요.
외국인들도 코스닥에서는 매수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우리 대표 지수인 코스피가 제자리걸음이었던 겁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코스피 시가총액의 무려 4분의 1을 차지하는 한국증시의 대표 종목 두 곳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한 영향이 큽니다.
SK하이닉스는 추석 연휴 직전보다 하루 만에 6% 넘게 급락했고요.
삼성전자도 2% 넘게 하락하면서 주당 6만 3천 원까지 내려왔습니다.
사실 어제 우리 증시 열리기 전에 뉴욕증시에서도 반도체 종목들이 하락세를 좀 보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증시가 반도체에 크게 기대고 있는 것만큼 TSMC라는 반도체 회사 한 곳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타이완 증시 보면 어제 1.7% 가까이 올랐고 TSMC도 2% 넘게 상승 마감했거든요.
반도체 분야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나쁜 게 아니었다는 겁니다.
<앵커>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이 있었던 거죠.
<기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업황이 이제 그렇게 좋지 않을 것이다.
유명한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우리 추석 연휴 기간에 나왔던 겁니다.
사실 우리나라 안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실적 상승세가 좀 둔화될 것 같다는 분석이 최근 들어서 줄줄이 나오고 있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 증시 분위기를 사실상 좌우하는 외국인들, 해외 자본이 많이 참고하는 외국계 투자은행이 그야말로 쐐기를 박다시피 하는 내용의 분석을 내놓은 거죠.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기존의 모건스탠리가 내세웠던 목표주가 26만 원을 무려 12만 원으로 54%나 한꺼번에 낮췄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7만 6천 원으로 28% 넘게 목표주가를 떨어뜨렸습니다.
한국이 주력으로 하는 범용 메모리 반도체, 그러니까 마치 벽돌처럼 PC, 스마트폰, 서버 어디에나 똑같이 갖다 쓸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들의 수요가 이제는 좀 둔화될 때가 됐다고 봤고요.
엔비디아 같은 AI 반도체 회사들이 주문하는 대로 맞춰서 제조할 수 있어야 하는 HBM,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도 공급 과잉 상황이 내년부터는 올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사실 HBM에 대한 이런 진단은 이번 보고서를 낸 모건 스탠리가 AI 수요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좀 보수적인 시각을 가졌다는 점은 고려해서 볼 필요는 있습니다.
최근의 첨단기술산업 분야의 활기를 만들어온 AI 수요에 대해서 지난달 이후로 자꾸만 기대가 너무 컸던 게 아닐까 하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모건 스탠리는 그런 논란 중에서 'AI 회의론' 쪽에 좀 더 가까운 시각을 내비쳤다는 거죠.
과거에 없던 새로운 AI 수요가 얼마나 꾸준하게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냐, 여기에 대한 판단에 따라서 모건 스탠리의 이번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부정적인 분석을 달리 볼 수도 있겠습니다.
<앵커>
내수가 부진한 올해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건 반도체 수출이었잖아요. 이제는 여러모로 쉽지 않은 환경이 된 것 같습니다.
<기자>
그건 맞습니다. 일단 'AI 수요'의 지속성을 놓고 앞서 보신 것처럼 계속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고요.
구조적으로도 미국은 미국대로 인텔 같은 자국 반도체 제조 기업들을 표 나게 밀어주려고 하고 있ㅎ는 분위기인데, 또 중국은 중국대로 반도체만큼은 자급자족이 일정 이상 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어서요.
막대한 투자로 중국 기업들의 맹추격을 돕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 당장 업황도 중요하지만요.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런 양쪽으로부터의 구조적인 흐름에 대응 전략을 장기적으로 잘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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