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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주말 극장가] 갑자기 불행이 닥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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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이 영화 : 판타스틱 우먼

조선일보

마리나는 남자 친구가 갑자기 숨지면서 뜻밖의 혼란을 겪게 된다. /Participant Media


사람들은 종종 일상의 평온이 파이 껍질처럼 단단한 것이라고 착각한다. 삶이 요동칠 때야 비로소 깨닫는다. 일상은 설탕을 졸여 만든 과자만큼이나 쉽게 부서진다는 사실을.

재즈바 가수 마리나(다니엘라 베가)도 그랬다. 연인 올란도(프란시스코 리에스)와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이구아수폭포를 보러 가자고 말했을 때까지만 해도 앞일을 짐작하지 못했다. 올란도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마리나는 길을 잃지만 슬퍼할 겨를조차 없다. 그가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올란도 가족과 경찰이 마리나를 용의자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19일 개봉한 '판타스틱 우먼(감독 세바스찬 렐리오)'은 가시 돋친 세상에서 버텨내는 방법을 귀띔하는 영화다. 격렬하거나 이채로운 영화는 아니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두고 사회 고발이라고 할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은 퀴어 영화라고 하겠으나, '판타스틱 우먼'은 다만 낮게 읊조리는 콧노래로 답한다. 끝끝내 요동치지 않음으로써 때론 제대로 이길 수 있다.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작품상 수상작. 15세 관람가.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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