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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연재] 매경이코노미 '톱골퍼 비밀노트'

[톱골퍼 비밀노트] (155) 이정은의 퍼팅 착시 방지 | 그린 경사 읽을 때 퍼팅 시선과 똑같이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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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대세’ 이정은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연말 열린 KLPGA 투어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 상금, 평균 타수, 다승 외에 인기상과 베스트플레이어 트로피까지 사상 첫 ‘6관왕’입니다. 그린 적중률이 높은데 퍼팅까지 좋으니 스코어가 좋을 수밖에 없죠.

이정은의 ‘고감도 퍼팅’에는 ‘그린 제대로 읽기’라는 비밀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린 경사를 어떻게 읽으세요? 볼 뒤에 서서 볼과 그린 사이의 경사를 살피고 볼이 꺾이는 지점을 정한 뒤 퍼팅 자세를 취하고 다시 경사를 확인하고 스트로크를 하시죠? 그런데 이정은은 다릅니다. 볼 뒤에서 앉아 몸을 90도 튼 뒤 앉아서 고개를 돌려 그린 경사를 봅니다. 왜 이렇게 할까요. 이정은은 “뒤에서 볼 때와 퍼팅을 할 때 착시 현상이 좀 있었다. 그래서 가끔 확신이 들지 않은 상태에서 퍼팅을 하고는 했다”고 설명합니다.

이정은이 몸을 90도 돌린 채 퍼팅 라인을 파악하는 것은 고3 때부터 하는 독특한 루틴입니다. 여자 선수 중 이렇게 하는 선수는 별로 없습니다. 남자 프로골퍼 중에서도 이상희 등 손에 꼽을 정도죠.

이정은이 말한 ‘착시 현상’은 두 눈으로 정면으로 본 뒤 옆으로 서서 퍼팅을 하는 자세의 차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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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은 “퍼팅은 정면이 아닌 옆으로 서서 스트로크를 하기 때문에 뒤에서 바로 보고 퍼팅을 하면 미세한 차이가 생긴다”고 합니다. 뒤에서 90도로 몸을 돌린 뒤 그린 라이를 보는 자세가 실제 퍼팅할 때의 각도와 더 비슷하다는 의미죠.

“고등학교 때 함께 골프하던 친구가 퍼팅 라인을 읽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하게 됐다”고 말한 이정은은 “무조건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시행착오 끝에 나만의 옆으로 보는 루틴을 찾았다. 지금은 오히려 똑바로 보면 어색하다”고 웃어 보였습니다.

이정은은 짧은 퍼팅과 롱퍼팅에도 차이가 있다고 귀띔해줬습니다. 이정은은 “짧은 퍼팅은 정확해야 해서 그립을 살짝 강하게 잡고 손목을 절대 쓰지 않는다”고 말한 뒤 “하지만 롱퍼팅에서는 그립을 부드럽게 잡고 퍼터 헤드 무게를 느끼려고 한다. 손목이 조금 움직여도 괜찮다. 자신만의 부드러운 리듬과 스윙 크기에 따른 거리만 알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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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팅 기술을 늘려줄 연습법도 하나 있습니다. 벽에 머리를 대고 연습하는 것입니다. 이정은은 “머리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라고 강조합니다. 또 “머리가 움직이지 않을 때의 스트로크 느낌을 확실히 몸에 기억시켜야 자연스럽다”며 반복에 또 반복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정은이 강조하는 퍼팅의 중요성은 따로 있습니다. 퍼팅에 자신감이 생기면 모든 샷에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퍼팅에 자신이 없다면 무리하게 홀에 붙이려는 샷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3퍼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린을 노릴 때 긴장감이 높아지고 실수가 많이 생긴다네요.

[조효성 매일경제 기자 hsc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51호·별책부록 (2018.03.28~04.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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