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금호타이어 법정관리, 청와대도 못막아"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30일 '데드라인' 전 노조에 "찬·반투표" 호소…"내달 27일 한국GM 4.5억불 채권만기, 뉴머니 들어와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은 28일 금호타이어의 중국 더블스타 투자유치 무산 시 처리 방안에 대해 "법정관리로 가는 기계적 절차만 남게 될 것"이라며 "다음주 월요일(내달 2일) 몇백억원 어음이 돌아와 부도처리가 날텐데, 이는 청와대도 못 막는다"고 강조했다. 또 금호타이어 노조에 "전 직원이 합심해 의견을 모아주기 바란다"며 해외매각 찬·반 투표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산은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채권단 자율협약이 종료되는 오는 30일을 넘기면 모든 게 산은 손을 떠나게 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아울러 이 회장은 "그간 잠재적 매수자(더블스타)와의 MOU가 체결되면 회생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감사의견을 보류했던 외부감사인도 의견거절을 내놓게 될 것이고, 결국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전날 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 참여 선언에 대해선 "채권단과 접촉조차 하지 않아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자금 조달 등의 현실성도 떨어진다"며 "제3자 인수설은 더 이상 고려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6463억원을 투자해 신주인수를 하는 것만이 더블스타와 같은 조건은 아니"라며 "중국 공장 부실이 핵심인데 이를 돈으로 메우려면 어림잡아 6000억~7000억원이 추가로 든다"고 거듭 강조했다. 산은이 더블스타 외 대안을 고려하지 않는 배경이다.

이 회장은 "아무런 편견과 감정적인 대응 없이 금호타이어 임직원 5000명의 생존권과 삶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면서 "찬반 투표 결과가 법률적 효력을 얻으려면 노조 집행부가 부의해야 한다. 집행부 두 명에 직원과 가족, 지역경제가 달려 있다"며 집행부의 결단을 거듭 요구했다.

전날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 사장과의 만남에선 한국GM 측의 자료제출 협조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실사를 위한 자료가 85% 정도 왔다고 하지만 산은 실무진에서는 '정말 핵심적인 자료는 안 들어왔다'고 한다"며 "이에 엥글 사장은 전향적으로 자료를 제공해 예정보다 실사가 빨리 끝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또 "내달 27일 한국GM에서 4억5000만달러 규모 채권 만기인데, 이때까지는 (GM의) 뉴머니가 들어오지 않으면 (한국GM 지원을 위한 정부와 GM의) 모든 거래가 깨지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실사 과정의 '브리지론' 제공에 대해선 "산은의 지분만큼만 협조하되 GM과 동일 조건으로 담보를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엥글 사장이 한국GM 노조를 만나 내달 20일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부도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선 "노사 협상은 GM 내부에서 해결할 문제"라면서도 "지금은 생산적 논의를 할 시점"이라고 말을 아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내달 20일까지 실사 완료는 어렵겠지만, (한국GM 경영의) 윤곽을 파악하는 중간보고서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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