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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與野 3당, 개헌 협상 본격 착수…개헌 시기·내용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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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개헌안’ 공 받은 與野, 28일부터 개헌 협상 본격 착수
與 “야당案 내놓고 협상하자” 野 “대통령 개헌안 철회하고 여당案 내놔야”
아직까진 개헌 시기·내용 놓고 이견 ‘팽팽’

여야 3당 원내대표가 27일 개헌 협상을 본격 시작했다. 여야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자 개헌 협상 착수에 합의했지만, 개헌 시기와 책임 총리제 등을 두고 좀처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5월 24일 이전까지 개헌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면, 여야는 대통령 개헌안을 놓고 표결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헌 논의를 위해 회동했다. 50분가량의 회동에서 3당 원내대표는 권력구조 개편, 선거제도 개편, 권력기관 개혁, 국민투표 시기 등 4가지 의제에 대해 각당의 입장을 문서로 마련해 제출하기로 정했다. 향후 모임 일정과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정했다.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우원식(가운데), 자유한국당 김성태(오른쪽),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개헌 논의를 위한 회동에 참석, 본격적인 회동에 앞서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손을 잡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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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발의안이 민주당론을 수용한 것으로, (당론은) 그 내용과 일치한다. (민주당의 입장은) 따로 제출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대통령 개헌안이 협상안이 될 수 있느냐”며 “대통령 개헌안이 민주당의 안이면 웃음밖에 안 나온다”고 했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서도 이들은 ‘기싸움’을 벌였다. 여당은 “대통령 개헌안은 민주당의 당론을 대폭 반영한 것으로, 이제라도 야당도 개헌안을 내놓고 논의하자”(우원식 원내대표)고 한 반면, 야당은 “대통령 개헌안은 논의 대상이 아니니 민주당이 합의가능한 안을 밝혀야 한다”(김성태 원내대표), “여당이 야당의 합리적인 구상을 담는 노력을 해야 한다”(김동철 원내대표)라고 맞섰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드디어 굳게 닫힌 개헌 문이 열렸다. 대통령 발의안이 제출됐다는 것은 국회가 제일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제대로 된 대한민국의 근간을 만드는 데 20대 국회의 혼신을 모으자”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 발의안은 민주당 당론의 중심 내용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내용”이라며 “이제 야당의 개헌안을 테이블에 올릴 때”라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부와 민주당 개헌안의 핵심으로 국민 주권 강화, 지방분권, 국회 정부 감시기능 강화, 선거제도 비례성 확보·결선투표제 등을 꼽았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 개헌안은 국회 개헌안이 합의되면 언제든 철회될 수 있다”고도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정치적 개헌쇼를 정말 신나게 벌였다”며 “문 대통령의 관제개헌안이 넘어왔으니 국회가 개헌 논의의 박차를 가하는 게 아니고, 국회가 국민 개헌을 마련하기 위해 속도를 좀 더내겠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관제개헌안을 보고 아연실색했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겠다는 의지는 찾아볼 수 없었고, 자신의 정치적 목적과 이해를 위해 개헌을 정치쇼로 악용하려는 입장이 개헌안 곳곳에 녹아있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개헌 장사는 그만하고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해 달라”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개헌 발의내용은 존중하지만, 대통령 개헌안은 국회가 협상·논의할 대상이 아니다”며 “민주당이 국회가 합의할 수 있는 개헌안을 가져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한국당은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제를 구현하는 개헌안이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합의돼야 한다는 관점으로 개헌 논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도 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개헌 논의를 당리당략이나 선거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어떤 권력구조가 필요한지 선거제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등에 대해 국민 여론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어차피 개헌은 국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므로, 1당(민주당)과 2당(한국당)의 합의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특히 여당인 민주당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청와대 가이드라인을 물어뜯을 줄도 알아야 하고 야당의 합리적 구상을 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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