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영원한 1등 브랜드 없어… 소비자가 답이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20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신속한 AS·충분한 보증 기간 등 리스크에 대한 신뢰·만족 주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 받아

"확고한 1위 브랜드 다수 확보해 진정한 시장의 강자로 거듭나야"

조선일보

에스원 SECOM은 정예 출동 요원과 첨단 보안 인프라를 갖추고 국내 보안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대표 김종립)은 '2018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orea Brand Power Index, 이하 K-BPI)' 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K-BPI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1998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브랜드 관리 모델로, 대한민국 국민의 소비 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각 산업의 제품과 서비스,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을 측정하는 지수다.

◇소비자의 높은 신뢰가 곧 브랜드파워

올해 K-BPI 조사 결과 먼저 눈에 띄는 건 장기간 정상을 지켜온 브랜드들이다. 공고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온 브랜드들이 여전히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다. 하위 브랜드는 우선 장수 1위 브랜드의 경쟁 우위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를 적용, 육성해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K-BPI 조사 발표가 시행된 20년간 단 한 차례도 1위를 놓치지 않은 귀뚜라미보일러(가정용보일러), 롯데백화점(백화점), 대교 눈높이(초등교육서비스 및 유아교육서비스), 롯데리아(패스트푸드점)가 대표적 사례다. 뒤를 이어 19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해표식용유(식용유), 에이스침대(침대), 18년 연속 1위의 파리바게뜨(베이커리), 서울대학교병원(종합병원)도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했다. 10년 이상 1위를 지켜온 브랜드를 꺾고 새로운 강자가 등극한 사례도 나타났다. '영원한 1등은 없다'는 교훈을 늘 되새겨야 하는 이유다. 호텔 부문의 경우 20년 연속 1위 기록을 눈앞에 뒀으나 새로운 1위가 나타났고 TV홈쇼핑 부문 또한 13년 연속 1위를 앞두고 선두가 뒤바뀌는 역전극이 펼쳐졌다.

조선일보

롯데면세점은 고객 중심 서비스 경영과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글로벌 선도 면세점으로 도약해가고 있다. 사진은 명동본점 12층 화장품 매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곧 브랜드파워로 이어진다는 점 또한 올해 K-BPI 조사 결과 두드러진 부분이다. 소비자는 품질과 가격이 충족되는 제품을 찾는 것을 넘어 제조 및 유통사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며, 이를 통한 총체적 만족도가 곧 구매 행위를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 관계자는 "신뢰하는 제조·유통사를 이용하는 것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잠재적 사용 위험에 따른 보상'을 구매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신속한 AS, 충분한 보증 기간 등 총체적인 리스크에 대한 신뢰와 만족을 주는 브랜드가 곧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에게 높은 신뢰를 얻은 대표적 브랜드로는 신한금융그룹(금융지주(그룹)), 롯데슈퍼(대형슈퍼마켓), 에스원 SECOM(방범보안서비스), 교촌치킨(브랜드치킨전문점), 크로커다일레이디(여성의류), 아로나민(종합영양제), 락앤락(밀폐용기 및 주방용품), 롯데월드 어드벤처(테마파크), CU(편의점) 등이 꼽힌다.

◇산업 대표하는 차별화된 브랜드 육성을

'열망 브랜드(aspirational brand)'와 관련한 의미 있는 분석 결과도 눈길을 끈다. 니라지 다와르(Niraj Dawar) 아이비 경영대학 교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5년 6월호를 통해 제시한 브랜드 포지셔닝 개념인 '중심성-차별성 맵(centrality-distinctiveness map)'은 각 브랜드가 해당 업종을 대표하는 정도인 '중심성'과 브랜드만의 두드러지는 특성을 의미하는 '차별성'을 기준으로 브랜드의 위치를 평가했다. 여기서 중심성과 차별성이 모두 높은 브랜드를 '열망 브랜드'로 지칭했는데, 열망 브랜드는 고객의 신뢰와 충성도가 높아 현재의 가치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조선일보

신한금융그룹은 글로벌 사업 강화와 함께 세계 수준의 디지털 역량 확보를 위한 혁신에 주력한다. 사진은 신한 디지털 캠퍼스 오픈 행사에 참석한 조용병 회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서울대학교병원은 국내 첨단 의학 발전을 선도하는 한편 환자 중심의 의료 문화 개선에 주력해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K-BPI 조사 대상인 223개 산업군에서 1~3위를 차지한 669개 브랜드를 분석한 결과 열망 브랜드에 해당되는 브랜드는 29%(192개)에 불과했다. 17%(113개)는 차별성이 부족한 가운데 중심성만 높은 '주류 브랜드'로, 33%(221개)에 달하는 브랜드는 두 요소가 모두 부족한 '비주류 브랜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열망 브랜드로는 정관장(건강식품), 롯데면세점(면세점), 신도리코(사무용복합기), 제주삼다수(생수), Z:IN window Plus(창호재), 바디프랜드(헬스케어), ESSE(담배) 등이 꼽혔다.

다수 부문을 석권하며 저력을 과시한 기업도 눈에 띈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이를 통해 얻은 투자 여력으로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 또한 높게 점쳐진다는 평가다. 신한카드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착한브랜드 부문에서, 신한은행은 은행, 프라이빗뱅킹, 은퇴설계금융서비스 부문에서, KT는 국제전화,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서비스, AI스피커 등에서 다수 부문을 석권했다.

이기동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진단평가3본부장은 "K-BPI는 '기업은 왜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고 더욱 강화하기 위한 관리와 투자에 힘쓰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브랜드가 지닌 자산 규모와 성격은 비즈니스의 출발점을 결정하고 나아가 치열한 경쟁에서 기업을 지켜주는 만큼 브랜드 자산이 확고한 다수 1위 브랜드를 확보해 진정한 시장의 강자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18 K-BPI 조사는

올해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는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약 3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만 60세 미만의 남녀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고,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인구 비례에 따라 조사 지역과 대상을 배분했다. 시장점유율이나 가입자 수, 판매량 등에 따른 브랜드 선별 없이 해당 산업군의 전체 브랜드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고 소비재 산업 86개, 내구재 산업 51개, 서비스재 산업 85개, 스페셜이슈(착한브랜드) 부문 1개의 총 223개 산업군을 조사했다.

[이경석 조선뉴스프레스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