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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법인세인하 경쟁에 글로벌기업 세금 30%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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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주요 상장사 분석

글로벌 기업들이 실제 내는 세금이 2000년 이후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각국이 법인세 인하 등으로 기업 세금 부담을 낮춰줬고 기업이 조세회피처 등을 이용해 절세 전략을 마련한 것이 주원인으로 지적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 세계 상장사 중 9개 업종별 상위 10개 기업의 25년치 재무제표를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분석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정부에 낸 세금 금액, 명목세율, 실효세율을 모두 따져봤을 때 그 규모가 점차 줄어들었다.

특히 이들 기업에 적용된 실효세율은 2000년 34%였던 것에 비해 현재는 이보다 약 3분의 1이 축소된 24%로 집계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보면 26%에서 24%로 축소돼 9%가량 줄어들었다. 역외 현금 보유량이 가장 많은 최상위 10개 다국적기업을 따로 분석했을 때 그 규모는 더 커졌다. 이들 10대 기업에 적용된 실효세율은 2008년에 비해 10년이 지난 현재 13%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부문 법인세율이 가파르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필수 소비재, 소재 분야는 완만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FT는 이 같은 결과가 최근 몇 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구성하는 국가 간 벌어진 법인세 인하 경쟁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히르 더사이 하버드대 교수도 "국가 간 계속된 조세 경쟁의 역학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에도 글로벌 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하가 예상된다. 영국은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법인세를 인하하고 있으며, 미국과 프랑스는 지난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법인세 대폭 인하를 예고했다. 영국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법인세가 30%였던 것에 비해 10년이 지난 현재 11%포인트 하락해 19%를 가리키고 있다. 이마저도 2020년께는 17%까지 추가 인하할 계획이다.

다국적기업이 각국 정부 규제를 피해 조세 회피를 이어간 것도 이들의 납세 규모가 줄어든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FT는 법인세율 인하와는 별도로 규제당국이 탈세를 막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다국적기업은 항상 규제당국보다 한발 앞섰다고 전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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