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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한국은 부동산 공화국…가계도 기업대출도 부동산만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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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에서 부동산·임대업 비중 19.5%

-자영업자 대출에서 부동산임대업 비중 39%

메트로신문사

고삐 풀린 부동산 가격 급등에 불어난 것은 가계부채 뿐만이 아니었다. 기업대출에서도 부동산이나 임대업 부문만 대출이 크게 늘었고, 지역경제의 밑바탕이 되는 자영업 역시 대출에서 부동산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했다. 최근 몇 년새 모든 유동성이 부동산으로만 흘러 들어간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경기를 살리겠다며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었지만 결국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효과가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은행권 기업대출에서 부동산·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불과 4.2%에서 2017년에는 19.5%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대출 중 제조업 비중은 43.1%에서 36.8%로 줄었고, 도소매업과 건설업도 비중이 낮아졌다.

특히 최근 5년으로 기간을 줄이면 기업대출 중 부동산입대업의 대출 증가율은 80%에 달했다. 금리가 본격 하락하면서 유동성이 풀린 시기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특정 영역의 대출증가율만 과도하게 높아지는 현상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최근의 부동산 입대업 대출증가 현상은 다른 정책과 맞물려 추가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부동산 임대업은 기업대출이라 해도 금융당국이 말하는 생산적 금융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영업자 대출에서 부동산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대출보다 크게 높다. 국내에서는 자영업자의 대출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소규모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기업대출이지만 사업이 어려워지면 가계가 어려워지는 구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9월 말 기준으로 자영업자 대출의 39%가 부동산 입대업으로 분류되어 기업대출 내 비중 19%를 크게 웃돈다.

비은행권에서도 개인사업자 업종별 대출이 분류되기 시작한 2015년 부동산임대업 대출비중은 23.5%였는데 2017년 3분기 말에는 31.6%로 8.1%포인트나 상승했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임대업자 등록을 유도하는 만큼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계대출을 받은 차주가 임대업을 등록하면 표면적으로는 가계대출이 감소하고 기업대출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가계가 부동산 입대업 등록을 통해 기업대출로 전환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한도를 다시 높일 수 있는 맹점도 있다. 김 연구원은 "임대업자가 되더라도 기업형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가계대출이기 때문에 가계부채 연착륙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변화"라며 "오히려 장기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만기가 짧은 사업자대출이 되어 금리 변동 등 금융환경 변화에는 더욱 민감해진 구조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안상미 기자 smahn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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