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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Star&Talk] 주말드라마 ‘돈꽃’ 장혁 | ‘추노’ 대길이 뛰어넘는 인생 캐릭터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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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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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돈꽃’의 여운이 꽤나 길다. KBS 2TV ‘황금빛 내 인생’ 못지않게 많은 시청자들이 열광한 주말극이 바로 ‘돈꽃’이었다.

‘돈꽃’은 돈을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에 살지만, 실은 돈에 먹혀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출생의 비밀을 숨기고 호랑이 굴에 들어가 평생을 갈고닦아온 복수를 완성하는 강필주의 집념을 그렸다. 배우 장혁(42)은 발톱을 감추고 회심의 일격으로 청아가를 무너뜨리는 강필주 캐릭터를 통해 기존 자신을 대표하던 드라마 ‘추노’(2010년)의 대길이를 넘어섰다는 호평을 들었다.

“‘뷰티풀 마인드’나 ‘의뢰인’ ‘보통사람’에서도 연기 변신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습니다. 그냥 작품 내에 설정돼 있는 인물 그 자체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을 뿐이에요. ‘돈꽃’의 강필주 역시 작품에서 설정된 캐릭터대로 표현했을 뿐이죠. 제가 해석한 강필주는 겁이 많은 인물이었어요. 조심스러웠고 촘촘하게 경우의 수를 다 감안해서 그물을 치는 인물이었죠. 솔직하게 살지 못했던 그에게 오히려 연민을 많이 느꼈어요.”

‘돈꽃’은 장혁을 비롯 이순재, 이미숙 등 연기 신(神)들의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연기파 배우들이 만나 시너지가 극대화됐다는 평을 받았다.

“정말 녹록지 않은 배우들끼리의 만남이었어요. 우리(장혁, 장승조, 박세영 등 젊은 배우들)는 준비를 많이 하고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고 선배님들은 연륜과 세월에서 나오는 특별함 같은 게 있었어요. 특히 이순재 선생님은 확실히 60년의 공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돈꽃’의 복잡한 인간관계와 거기서 파생된 감정들을 연기하면서는 인간의 내면, 관계의 이면에 대해 또 한 번 생각하게 됐단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것 중 하나가 1996년 드라마 촬영장에 갈 때의 새벽 공기예요. 지금도 현장에 가면 긴장감과 편안함, 두 가지 감정이 공존하죠. 그래도 이 안에 여전히 뜨거움과 치열함이 있어요. 연기를 얼마나 잘했는지, 시청률이 잘 나왔는지 혹은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됐는지는 작품에 따라 다르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단 한 번도 식은 적이 없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열정은 장혁 스스로 ‘계속 발버둥 치게’ 만들지만 그 발버둥이야말로 장혁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

“저는 칭찬이든 욕이든 뭔가 계속 자극이 있는 상황이 좋아요. 짜증 나는 즐거움이라고 할까요. 연기가 정말 잘돼서 즐거운 적도 있고 연기가 생각보다 너무 안 좋아서 짜증이 날 때도 있는데, 어느 쪽이든 피한 적이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장혁은 ‘돈꽃’에서 즐겁게 몰입했고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지금 받아 든 성적표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매 순간 두려워요. 특히 시간이 흘러 대중에게 (나의 연기가) 노출되고 대중의 기대가 커질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여전히 가슴에는 뜨거움이 남아 있고 나이 들어서도 계속 배우로 살고자 하는 한 40대인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발버둥밖에 없어요.”

세상 진지한 배우, 장혁의 고백이다.

[박세연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psy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9호 (2018.03.14~2018.03.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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