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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번스 전 차관 "악마는 디테일에…北 비핵화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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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핵심국 한국에 대한 철강 관세 철회해야"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니컬러스 번스 전 미 국무차관이 '도널드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을 원론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치밀하고 신중한 대비를 당부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대사를 역임한 번스 현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교수는 12일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북한 측의 기만 사례를 유의해야 하며 동맹들과의 충분한 사전 공조를 위해 필요하다면 정상회담 시기를 늦출 것을 권고했다.

연합뉴스

美상원에서 러시아 선거 개입에 증언하는 번스 전 국무차관(왼쪽)
(EPA=연합뉴스)



번스 교수는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가 예상되는 군사옵션 대신 외교적 방안을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칭찬받을만하다고 전제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회담에 앞서 고려해야 할 사안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상당한 수준의 핵과 미사일을 갖춘 북한 김정은은 협상과 함께 막후에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완성이라는 목표를 계속 추구할 것임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번스 전 차관은 또 김정은은 핵 무력을 체제에 대한 궁극적인 보장으로 간주하고 있는 만큼 이를 평화와 거래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트럼프 대통령은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비핵화를 설득할 수 있다고 해도 그 이행에 대한 검증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친 김정일이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와의 합의를 번복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김정은은 (정상) 회담을 통해 합법성과 함께 궁극적으로 핵보유국으로서 세계적인 인정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번스 전 차관은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직면한 또 다른 주요 어려움으로 현재 행정부 내에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전문가가 부족한 사실을 거론했다.

이는 인선 지연과 예산 삭감 등 트럼프 대통령 자신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단 김정은의 공세에 대적하려면 공격적인 외교캠페인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중국 등과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공조를 마련할 때까지 회담을 연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적인 대북 제재는 유지돼야 하며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통해 북한에 외교적 방안이 실패할 경우의 위험을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번스 차관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가장 핵심적인 동맹인 한국에 대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철회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자체보다 사전에 입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번스 전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는 도박이라면서 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일단 아시아의 대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대화의 전망을 회생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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