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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미투 후폭풍, 민주당 지방선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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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성폭력 의혹 충격 이어

불륜공방 등 내부 파열음

“선거 임박 터지지 않아…

센 예방주사 맞았다”지만

예상밖 악재에 심경 복잡

“조기수습 못하면 악영향” 우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성폭력 의혹 사태에 이어 ‘불륜공방’으로 번진 내부 경선 파열음까지 터져나왔다. 당에선 “일찍 이런 일이 터져 센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위안을 삼기도 하지만, ‘악재 관리’를 빨리 수습하지 못하면 선거판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민주당에선 의원들이 “멘붕(정신없음)에 빠졌다”고 표현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 사태에 이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던 정봉주 전 의원과 민병두 의원의 성희롱 의혹까지 불거졌다. 그간 민주당에선 40~50%대의 높은 당 지지율을 기록하면서도 다양한 선거 변수를 우려해 당 상황을 “불안한 평온”이라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런 이들도 성폭력 의혹 사태는 선거 예상 변수에 들지 않았던 “대형 돌출 악재”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11일 “안 전 지사 사태가 터진 뒤 정신이 멍했다. 그러더니 참담하고, 부끄럽고, 화가 나더라”고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다른 중진 의원은 “젊은층이나 여성들 일부가 실망층으로 돌아서고, 우리 당을 찍었던 중도층 가운데 어느 당도 찍지 않는 부동층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당에선 일부 지역의 경선 과열도 걱정한다. 집안싸움이 심해지면 높은 국정 지지도 등에 기댄 ‘오만한 정당’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충남에선 당원 오아무개씨가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가 다른 여성과의 불륜 때문에 아내와 이혼했다’는 등의 불륜설을 제기해 당 안팎이 시끄러웠다. 이 당원이 당의 다른 충남지사 후보를 지지하고 있어, 당 내부 이전투구로 치닫는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러자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1년 전 아내와 별거를 시작한 것은 불륜이 아니라 생활고 때문이었다”는 취지로 반박한 뒤 “지난해 청와대 대변인 재직 시 이혼 협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륜설을 제기한 당원) 오아무개씨와 내 전처가 함께 수백억대 특혜를 달라고 나에게 강요했으나 거절하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당에선 박 후보가 지난해 아내와 최종 이혼하기 전에 다른 여성과 교제한 사실이 일반 정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를 3개월 남짓 앞두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경고음’이 울렸다면서, 발빠른 대응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안 전 지사를 즉각 제명한 데 이어, 12일 박 후보에 대한 공직후보자 추가 자격 심사를 벌이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한 3선 의원은 “그래도 이런 일이 일찍 터져 다행이다. 선거가 임박해 터졌으면 수습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권의 다른 중진 의원은 “안 전 지사 사태가 당 운영 과정에서 터진 문제라면 회복이 힘든데 사적 공간에서 벌어진 개인 범죄행위라 자유한국당 공세에 갇힐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춘석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는 성추행 의혹으로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민병두 의원에게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며 사퇴 재고를 요청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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