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시행인가 단지만 오는 5월 예상액 알 수 있어...관망세만 짙어져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의 모습(출처=뉴시스) |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디에이치자이개포의 분양날짜가 공개되면서 강남 재건축 시장이 다시 움트기 시작했다. 이와함께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라는 벽에 갇혀 매도자, 매수자 등 시장 참여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3일 HUG에 따르면 올해 첫 개포지역 분양단지인 ‘디에이치자이 개포’가 분양가승인을 받고 오는 9일 분양한다.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올 분양 시장 최대어로 불리며 강남구 로또 분양을 재현할 것이란 예측을 낳고 있다. 이 단지의 3.3㎡당 분양가는 4243만 원으로 시세보다 1000만 원 저렴하기 때문이다. 서초구에서는 삼성물산이 내달 서초우성1차를 재건축한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정부의 집중규제대상이 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봄이 되면서 신규물량을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에 기대감 보다는 혼란스러운 목소리가 더 높다. 앞으로 재건축으로 분양하는 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부활로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1인당 부담금이 얼마나 발생할지 매도자도, 매수자도, 중개인도 모른다는 점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는 재건축 사업에서 발생되는 초과이익을 환수해 개발이익의 사유화를 방지하겠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한마디로 재건축 사업 시작 시점의 주택가격과 사업 완료 시점의 주택가격의 차액의 일정부분을 환수하는 것이다. 다만 준공 후 주택가격은 미래 가격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예상수준으로 밖에 도출을 할 수가 없어 불확실성이 높다. 국토교통부는 재건축 사업 종료시점 주택가액에 대해 사업시행 인가 단지의 경우 향후 5년 내에 사업이 완공될 것이란 가정으로 인근 지역5년 치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을 곱해 시뮬레이션 가격을 도출한 바 있다.
다행히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 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예상액 통지서를 오는 5월에 받아볼 수 있지만 그 단계에 이르지 못한 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 정부의 가이드라인만 있을 뿐이다. 서울에서 재건축이 추진 중인 단지 158개 중 사업시행 인가부터 준공 단계에 이른 단지가 총 158개이다. 나머지 73개 단지는 사업시행 인가 단계까지 진행이 되지 않는 한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을 알 방법이 없다.
아직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단계인 은마아파트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재건축 안전진단은 통과했지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벽에 막혀 거래가 실종될 뿐 아니라 가격이 하락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18억 원까지 거래가 됐지만 이달 2일 17억3000만 원에 거래가 됐다.
은마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M공인중개사 관계자는 “80~90% 정도 수준으로라도 정확한 초과이익 환수금이 나온다면 그것이 시세에 반영되고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대응을 할 수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보니 혼란스럽다”며 “매수자들이 종종 재건축 환수 추가 부담금을 물어보지만 알지 못하기 때문에 모른다 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해당 공인중개사 이외에 5~6곳 전부 재건축 부담금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 대치쌍용2차 아파트 역시 거래가 얼어붙었다. 오히려 5월 재건축 부담금 예상액이 통지될 것이란 국토부 방침에 따라 5월을 기다리는 관망세가 짙어졌다.
대치동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매물이 많지도 않지만 오는 5월에 부담금 예상액을 보고 사겠다는 사람이 꽤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앞서 시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평균 재건축 부담금 예상액을 공개했다. 20개 단지 전체 평균은 3억6600만 원이며 강남4구 15개 단지의 재건축 부담금은 조합원 1인당 평균 4억39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저 2억1000만 원에서 최고 8억4000만 원의 재건축 부담금을 책정했다.
정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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