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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슈 컷] "맘 같아선 더 하고 싶은데"…38년간 468번 헌혈한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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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최효훈 인턴기자 = 많은 헌혈로 대한적십자사 '명예의 전당'에 오른 김의용(70) 씨는 지난 21일, 생애 마지막 헌혈을 했습니다. 피가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시작했던 헌혈은 그간 총 468회에 달했는데요.

김 씨는 "원래 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했다. 그렇다 보니 수혈이 급한 환자들을 많이 봤다"며 "게다가 친척 중에서도 수혈이 필요했던 경우가 있어서 헌혈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죠.

수백 회에 달하는 헌혈을 하는 동안 나름의 고충도 있었는데요. 김 씨는 "처음에는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이 반대했다.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처음엔 헌혈하는 걸 숨기기도 하고 그랬지만 이젠 문제없다는 걸 다들 아니까 괜찮다. 헌혈을 하고 나서 받는 사은품을 가져가면 좋아하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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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헌혈하면서 뿌듯함을 느꼈던 순간은 피가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이 될 때였습니다. 김 씨는 "헌혈하면 헌혈증이 생기는데 도움이 시급한 사람들에게 줬을 때 참 기분이 좋았다"며 "이제 나이가 차서 헌혈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맘 같아선 더 하고 싶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죠.

국내 헌혈 현황은 갈수록 위험상태를 보이는데요.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혈액 보유랑이 3일 치 미만으로 떨어져 '주의경보'가 발령된 날은 2014년 0일에서 2016년 60일로 늘었죠. 게다가 전체 헌혈자 70% 이상에 달하는 10~20대 인구가 줄고 있어 헌혈 부족 사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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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에 대해 김 씨는 "요새 불경기고 다들 살기가 힘들다 보니 헌혈이 줄어드는 것 같다. 상황이 나아져서 헌혈도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400회가 넘는 헌혈로 '사랑'을 전달한 김의용 씨의 이야기가 헌혈률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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