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블랙팬서 ‘왕의 위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설 연휴 극장가 승자는-

나흘간 246만4114명 모아 1위

조선명탐정·골든슬럼버 따돌리며

‘명절=한국영화’ 전통 깨고 흥행



한겨레

<블랙팬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틈만 나면 영화 관람을 한다는 김경진(35)씨는 이번 설엔 연휴에도 불구하고 개봉 영화를 한 편밖에 보지 못했다. “연휴가 평창 동계올림픽과 겹치다 보니 중계방송을 보며 한국팀을 응원하느라 시간이 없더라고요. 딱 한 편만 고르자니 자연스레 해외에서 이미 검증됐다는 <블랙팬서>를 선택했죠.”

올해 영화계의 첫 대전인 ‘설 연휴 전쟁’의 승자는 결국 마블이었다. “명절엔 사극 등 한국영화가 강세”라는 전통적 공식이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보면, 마블 최초의 흑인 영웅을 내세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블랙팬서>가 15~18일까지 나흘 동안 246만4114명을 끌어모아 흥행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309만7616명으로 개봉 닷새 만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김명민·오달수 콤비의 코믹 사극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은 같은 기간 85만7446명(누적 관객 207만6039명)을, 강동원을 앞세운 <골든슬럼버>는 81만1869명(누적 관객 수 98만2071명)을 모으며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하지만 2위와 3위 각각의 관객 수는 <블랙팬서>의 3분의 1 수준에 머무를 정도로 ‘블랙 히어로’가 압도적인 흥행력을 과시했다.

한겨레

<골든슬럼버>. 씨제이이앤엠 제공


그간 전통적으로 설 연휴 극장가는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인 바 있다. 한 해의 시작인 설 연휴에 국내 투자배급사들도 대작을 내놓으며 서로 맞불을 놓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공조>와 <더 킹>이 쌍끌이를 하며 나흘 동안 각각 300여만명과 182만여명을 끌어모았고, 앞선 2016년에는 <검사외전>이 연휴 닷새 동안 478만여명을 동원한 바 있다.

20~30대 주력 관객층, 그중에서도 특히 남성이 <블랙팬서>의 흥행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씨제이 씨지브이(CJ CGV) 리서치센터가 15~18일 나흘 동안의 관객층을 분석한 결과, <블랙팬서>의 경우 관객 중 20대가 33.6%, 30대가 28.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다른 영화들이 각각 20대 31.3%, 30대 27.1%였던 것에 견줘 영화의 주 관객층인 20~30대의 지지를 받은 셈이다. 또 <블랙팬서>는 남성 관객 비중이 46.8%에 달해 경쟁작인 <조선명탐정>(37.7%), <골든슬럼버>(36.6%)와 큰 차이를 보였다. 블록버스터 히어로 영화의 특성상 영화의 주 소비층인 여성 못지않게 남성의 선택을 많이 받은 것이다.

한겨레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쇼박스 제공


씨지브이 관계자는 “연휴가 나흘로 비교적 짧다 보니 각 배급사도 가장 주력하는 영화를 포진시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관객 수가 줄어든 점도 한국영화의 부진에 다소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 설 연휴 나흘 동안의 총 관객 수는 487만7896명으로, 역시 나흘에 불과했던 지난해 설 연휴(583만2108명)보다 95만4000여명이 적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