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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치매 신약개발 정말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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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선 글로벌 제약업체들이 줄줄이 개발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화이자와 릴리에 이어 MSD와 베링거인겔하임까지 수천억 원을 쏟아부은 치매 치료제 임상을 중단하거나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최근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시험에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더 이상 해당 물질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인 PDE9 억제제 계열 화합물 'BI409306'에 대해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해 왔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MSD도 지난 14일 공식적으로 백기를 들었다. MSD는 BACE-1 억제제 후보약물인 '베루베세스태트'로 진행해 오던 임상 3상 시험을 중단했다. 앞서 화이자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신약을 더 이상 개발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 분야에 투자하던 막대한 예산을 다른 연구로 돌리고, 300명에 달하는 연구인력도 구조조정하겠다고 결정했다. 화이자는 2012년에도 존슨앤드존슨(J&J)과 알츠하이머 치료제 '바피뉴주맙' 공동 개발에 나섰지만 마지막 관문인 임상 3상 시험에서 포기했다. 또 다른 다국적 제약사 릴리도 베타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솔라네주맙'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2016년 포기를 선언했다.

수백 명의 연구인력이 수조 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몇 년 동안 매달리고도 줄줄이 고배를 마신 셈이다. 치매는 아직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다. 현재 출시된 치료제는 증상을 완화하는 콜린성 신경계 조절 약물로, 승인된 것은 5개뿐이다. 2003년 이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치매 치료 신약은 전무하다.

이 같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치매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 바이오시장 판도를 바꿀 '궁극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꼽힌다.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들이 어려움을 무릅쓰고 꾸준히 치매 신약에 도전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릴리와 아스트라제네카가 BACE 저해제 '라나베세스태트'로 임상 2·3상을, 로슈는 간테네루맙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바이오젠은 임상 3상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의 임상 대상 환자 500명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한 한국 정부는 2020년부터 2029년까지 치매 관련 연구개발에 1조1054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메디포스트는 지난 5일 미국 FDA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뉴로스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 1·2a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종근당, JW중외제약, 일동제약 등 국내 대형 제약사도 치매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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