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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美 메이시스, 이슬람 ‘히잡’ 출시 논란…“여성 인권 억압 상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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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백화점 메이시스(Macy’s)가 이슬람식 여성 머리 스카프 히잡을 포함한 여성 의류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히잡은 이슬람권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전통의상이다.

메이시스는 이달 14일(현지 시각) 이슬람교로 개종한 여성 사진작가 리사 보글이 디자인한 브랜드 ‘베로나 컬렉션’을 출시했다. 2011년 이슬람교로 개종한 보글은 이슬람 여성을 위한 세련된 의상을 찾던 중 직접 이슬람 여성을 위한 패션 디자인에 뛰어들었다.

조선일보

미국 대형 백화점 메이시스(Macy’s)는 2018년 2월 14일(현지 시각) 히잡을 포함한 여성 의류 브랜드 ‘베로나 컬렉션’을 출시했다. 사진은 모델이 베로나 컬렉션의 히잡을 착용한 모습. /메이시스 제공


미국 주요 백화점 중 한 곳인 메이시스가 히잡 판매를 시작하면서 온라인에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더 많은 여성을 포용하는 의상을 만들었다며 환영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여성 인권을 억압하는 히잡을 상품화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이슬람권에서는 히잡 착용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는 최근 몇 개월간 여성들이 히잡 착용을 거부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달 초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히잡 의무 착용을 규정한 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여성 중 29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여성들은 지난 40년간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투쟁을 벌여왔지만, 특히 최근 시위 물결은 ‘개인의 자유’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거세다”고 전했다.

이번 미국 내 논란과 관련해 무슬림(이슬람 신자) 인권 단체 ‘미국 이슬람협회(CAIR)’는 “메이시스는 미국 사회에서 이슬람을 일상적으로 공격하는 이슬람 혐오자들에게 공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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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2017년 무슬림 여성 운동선수를 위한 히잡이 포함된 스포츠 의류 ‘프로 히잡’을 출시했다. /나이키 제공


최근 메이시스를 포함한 미국 의류 업계는 무슬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히잡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무슬림 인구는 미국 전체의 1.1%인 345만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무슬림 여성 운동선수를 위한 히잡 브랜드 ‘프로 히잡’을 출시했다. 캐주얼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은 무슬림 여성을 위한 청바지 브랜드 ‘데님 히잡’을 선보였다. ‘미국 무슬림 소비자협회(AMCC)’는 2014년 미국 내 무슬림의 소비 규모를 1000억달러로 추산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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