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체크인하고 월요일 오전 체크아웃할 때까지 3박 4일간 연애를 위해 패키지 여행을 온 콘셉트로 전개된 '로맨스 패키지'. 2014년 폐지된 '짝'의 애정촌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느낌이다. [사진 S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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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파일럿의 중심인 실험 정신이 부재한 결과로 보인다. SBS가 야심차게 3부작에 걸쳐 선보인 ‘로맨스 패키지’는 5.1%에 그쳤다. 도심 속 호텔에서 바캉스를 보내는 ‘호캉스’와 연애를 접목해 소개팅보다 짜릿하고 맞선보다 효율적인 3박 4일의 러브 패키지를 표방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2014년 폐지된 ‘짝’과 다를 바가 없었다. 애정촌이 호텔로, 남자 1호와 여자 1호는 101호·106호 등 방 번호로 바뀌었을 뿐이다. 지난해 채널A의 ‘하트 시그널’이 연애 리얼리티 프로의 부활을 알리며 시즌2 제작에 나서자 지상파가 ‘짝’ 카드를 다시 꺼내 든 셈이다.
로맨스 가이드로 나선 전현무, 한혜진이 '로맨스 패키지' 출연진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S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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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조연출을 거쳐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박미연 PD는 “‘짝’이 결혼·인생의 짝을 찾으려 했다면 우리는 연애하고 싶은 소프트한 접근”이라고 밝혔지만 선정성은 ‘짝’ 이상이었다. 출연자 10명 중 5명이 아나운서ㆍ쇼호스트ㆍ모델ㆍ래퍼ㆍDJ 등 준 연예인이었고, 자기소개는 연 매출 80억ㆍ땅 200평ㆍ아파트 청약 등 재력 과시가 이어졌다. 로펌에 다니는 남자 출연자는 대놓고 “변호사가 좋냐, 의사가 좋냐”고 묻기도 했다.
청춘남녀들이 한집에 살며 생기는 연애감정을 다룬 ‘하트시그널’이 윤종신ㆍ이상민ㆍ김이나 등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보는 패널을 투입해 넷플릭스 ‘테라스 하우스’와 차별화를 꾀했듯, '로맨스 패키지'는 전현무와 한혜진을 로맨스 가이드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 역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활약중인 두 사람의 커플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게다가 출연남녀가 한 방에서 머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보니 한혜진조차 “정초부터 좀 야한 것 아니냐”고 자문했다.
휴게소에서 인연을 만나 함께 여행을 떠나는 '자리있나요?'. [사진 tvN] |
그나마 희망을 보인 것은 MBC ‘문제는 없다!’와 tvN ‘비밀의 정원’이다. 4.1%를 기록한 ‘문제는 없다!’는 스타 자녀와 남매가 등장, 스타 가족 예능을 답습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방탈출게임을 도입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방송인 현영의 딸 최다은, 아이콘 비아이 여동생 김한별은 어른들이 상상하지 못한 기발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갔다. 초기 ‘스타주니어쇼 붕어빵’(2009~2015)처럼 아이들 활약이 돋보이면서 참신함을 되찾은 것이다.
스타가 가족과 함께 출연해 방탈출게임에 도전하는 '문제는 없다!'. [사진 M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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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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